경북 영주에 위치한 동양대 생명화학공학부 고승태(高承台·46) 교수가 멸종 단계인 불개의 원형을 복원하기 위한 작업을 수년 동안 적극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 교수는 2000년부터 영주와 안동, 예천 등 경북 북부지역의 시골마을 등을 돌며 불개와 흡사한 개 7마리를 찾아내 구입한 뒤 캠퍼스 내 A동 기숙사 공터에서 사육해 현재 50여 마리까지 늘어난 상태다.
그는 “어릴 때 고향(영주시 순흥면)에서 많이 보던 불개가 사라져 지역 전통문화를 되살린다는 취지에서 불개 복원에 나섰다”며 “다행히 찾아낸 개들이 원형에 가까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조만간 본격적인 혈통보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 측에서도 사료비(월 70만∼80만 원)를 지원하는 등 불개 복원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눈과 코, 입, 털, 발톱 등이 모두 붉은 색을 띠고 있어 불개로 불리는 이 토종견은 보통 개와는 달리 발을 잘 써 나무를 잘 타며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아주 강한 것이 특징.
‘약개’로도 불리는 이 토종견은 20여 년 전까지는 경북 북부지역에 많았으나 원기회복과 매를 맞은 사람의 어혈을 푸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점차 사라졌다.
그는 “불개들의 배설물을 치우는 등 혼자 돌봐야하는 데다 이따금 기숙사 학생들로부터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항의를 받기도 해 어려움이 많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우선 불개를 영주시 문화재로 등록한 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불개가 진돗개, 삽살개와 같은 명견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054-630-1305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