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 사립고 학생들은 영어 원어민 수업뿐 아니라 태권도 체조 등 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다양한 특기 적성교육을 받는다. 전주·포항=전영한 기자
자립형 사립고는 다양한 특성화 교육, 인성교육, 우수한 교육시설뿐 아니라 우수 학생끼리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학부모의 관심이 높다.
현재 전국 6개교에서 1700명 내외로 선발하고 있으며 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 2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전국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신입생 모집 전형에서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지필고사는 허용되지 않고 주로 내신 위주로 뽑는다.
등록금은 원칙적으로 일반고의 3배 이내에서 받을 수 있는 대신 전체 학생의 15%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야 한다.
자립형 사립고의 경쟁률은 과학고와 유사한 평균 2 대 1 정도이지만 우수 학생이 몰리기 때문에 실제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실장은 “자립형 사립고가 과학고나 외국어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고 지방 학교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선뜻 용기를 내기 힘들다”며 “그러나 앞으로 졸업자의 진학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전형 탈락 땐 일반전형 지원 가능=자립형 사립고는 일반전형, 특별전형, 정원 외 모집으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한다. 과학고나 외국어고와 마찬가지로 특별전형에 탈락하면 일반전형에 다시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일반계열과 국제계열로 선발하는 민족사관고(민사고)는 같은 날 시험을 보기 때문에 사실상 한가지 전형만 선택할 수 있다.
전형 일자는 학교별로 9월에서 12월로 각각 달라 여러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특별전형에서는 경시대회 수상 실적 또는 학교 내신에서 2∼10%의 성적이 요구된다. 민사고는 토플성적이 CBT 220점 이상 돼야 한다.
일반전형의 경우 학교 내신에서 8∼10%성적이 필수다. 특별전형에서는 학교 내신 및 경시 대회 수상 실적, 외국어 공인 점수 등으로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내신과 수상 실적으로 주로 선발한다. 일부 학교는 심층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민사고의 경우 1차 서류전형, 2차 영재판별검사, 3차 심층면접으로 선발한다. 지원 요건으로 매년 6월경에 실시하는 민사고 경시대회 응시 또는 미국 수학능력시험인 SAT 성적을 내야 한다. 실제 합격생의 90% 이상이 민사고 경시대회 등급표를 제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1차 서류전형 성적이 3차 심층면접에까지 반영된다. 2차 영재성 판별시험인 언어·사회시험, 수리·과학시험, 심층면접에서 다소 점수가 낮더라도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사항이 좋을 경우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것.
상산고는 특별전형의 경우 중학교 성적과 특기자 성적으로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중학교 성적과 심층면접으로 선발한다.
현대청운고는 학교성적우수자, 외국어우수자, 영재교육 수료자, 재능우수자 등을 뽑는 특별전형에서 재능우수자를 제외한 전 부문을 학교 내신으로만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학교 내신과 심층면접으로 선발한다.
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는 특별전형에서 각각 경북과 전남 소재 중학교 학생을 뽑고 일반전형은 학교장 추천으로 포스코 임직원 자녀만 뽑는다.
해운대고는 전국 단위로 남학생만 선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심층면접이 중요=자립형 사립고의 심층면접에서 수학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학교가 수학 심층면접을 실시하고 배점 비중도 가장 높기 때문에 수학은 심화 학습이 필요하다.
수리는 중학교 과정을 바탕으로 심층 문제로 출제한다. 20∼50분 문제를 풀고 난 뒤 2, 3명의 면접관 앞에서 질문에 답하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의 경우 수리로만 출제한 해운대고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국어(언어) 수학 영어가 출제됐다. 민사고는 영재성 판별 검사에서 영어 대신에 사회와 과학을 출제했다. 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는 심층면접을 보지 않는다.
출제 문항은 영역별로 4∼6문제. 언어와 영어는 주어진 지문의 정보 파악 능력과 독해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문제가 많았다.
민사고의 심층면접은 올해부터 10개 영역(국어, 영어,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정보, 리더십, 종합 학업 능력 등) 중 1개를 본인이 선택해 면접을 실시한다.
▽등록금과 기숙사 현황=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는 포스코에서 재정 지원을 하기 때문에 일반고교와 등록금 차이가 크지 않지만 다른 자립형 사립고의 경우 일반고보다 학비가 비싸다.
일반고가 연간 130만 원 안팎인 데 비해 자립형 사립고는 3배까지 받을 수 있고 수업료 외에 학교운영비, 특기적성비, 식비, 기숙사비 등을 합치면 민사고는 연간 1700만 원 정도, 나머지 자사고는 200만∼900만 원 수준이다.
민사고에 자녀를 보내는 김보경(45·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기숙사비, 교통비, 식비가 포함되고 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사교육을 많이 받는 서울의 학생과 비교하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자립형 사립고 현황학교법인전화학급당 학생 수/
학급 수 민족사관고(횡성)민족사관학원033-343-111515/10광양제철고(광양)포스코교육재단061-798-110135/11포항제철고(포항)포스코교육재단054-279-470235/13해운대고(부산)동해학원051-742-031130/8현대청운고(울산)현대학원052-234-336130/6상산고(전주)상산학원063-223-530230/12학급 수는 학년당 기준. 자료: 교육인적자원부
2006학년도 자립형 사립고 전형 요강학교특별전형일반전형민족사관고1차 서류전형(학업계획서, 전문성 입증자료 등)+2차 영재판별 검사+3차 심층면접(올해 서류전형은 3차까지 반영)광양제철고서류전형(내신, 수상실적,토익점수 등)+인성면접내신+인성면접포항제철고서류전형(내신, 수상실적,토익점수 등)+신체검사내신+논술고사+면접고사+신체검사상산고내신+특기자 성적+인성면접
(특기자성적: 대회 수상 기록, 영어 수학 특기자 별도 평가 실시)1차(서류전형, 내신)+2차(1차 성적+심층면접)현대청운고재능 우수자: 서류전형+심층면접
비재능 우수자: 서류전형(석차백분율순)+인성면접서류전형+심층면접+인성면접해운대고내신+특별가산점+심층면접
(수학 구술평가)교과 성적+비교과 성적 해운대고와 광양제철고는 2005학년도 기준. 자료: 하늘교육
자립형 사립고 분기당 학비학교수업료학교운영
지원비입학금합계기숙사비
(별도)민족사관고56만2500원 16만6800원3만8400원 76만7700원246만 원
(식비 포함)광양제철고22만7700원5만3450원1만4800원29만5950원통학 원칙
해운대고97만5000원20만3400원5만1000원122만9400원신관:66만 원
구관:60만 원
(식비 별도·한끼 2500원)현대청운고63만4200원12만2640원3만4800원79만1640원21만3000원
(식비 별도·한끼 2500원)상산고87만9300원15만1200원5만 원108만500원90만 원
(식비 포함)포항제철고25만4400원5만8200원1만3800원32만6400원통학 원칙특기적성교육 활동비 등 수익자 비용 부담액 제외.
▼자립형 사립고 얼마나 늘어날까▼
2002년부터 시범운영 중인 자립형 사립고가 확대될 수 있을까.
획일적인 교육과 학교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 평준화 교육제도의 부작용을 보완하고 학부모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에 자립형 사립고가 도입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6개 시범운영 고교를 대상으로 자립형 사립고 제도의 교육적 성과 등에 대해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이며 7월 초까지 평가를 마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어 교원, 시민단체, 사학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자립형 사립고제도협의회’를 구성한 뒤 8, 9월 중 공청회를 통해 이 제도의 정식 도입 또는 확대 여부에 대한 공론화를 거쳐 10월까지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립형 사립고는 수월성 교육보다 사학의 설립이념 등 본래 취지에 부응하느냐 하는 차원에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것이 잘 정착되면 결과적으로 평준화제도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립학교와 경제부처, 한나라당은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열린우리당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교육의 공공성과 형평성을 해치고 부유층을 위한 학교가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공정택 교육감이 2008년 국제고와 과학고를 추가로 설립하는 등 특성화 교육을 통한 학력 강화에 적극적이어서 정부가 의지만 보이면 자립형 사립고가 서울에도 생길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앙고 등 일부 학교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에 대비해 교육시설 확충 등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분배와 균형을 강조하는 참여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은 부정적이어서 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대폭 확대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학교를 약간 늘리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