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우이초등학교 6학년 5반 학생들이 6·15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설명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서 수업을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6·15남북공동선언이 뭔지 몰랐지만 남북 대통령이 악수를 하는 동영상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어요.”
13일 오전 11시 반 서울 강북구 수유동 우이초등학교 6학년 5반 교실. 6·15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우리는 한민족’을 주제로 남북 공동수업이 열렸다.
이번 남북 공동수업은 남한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북한의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이 뜻을 모아 시행됐다.
담임 성옥규(成玉圭·33) 교사가 혼성듀엣 ‘더 자두’의 ‘김밥’이라는 노래를 남북 대통령이 만나는 장면으로 재구성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수업이 시작됐다.
성 교사는 학생들에게 “5년 전 남북 정상은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이야기하자는 원칙에 따라 서로 협조하기로 약속했다”며 “약속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남과 북 모두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선언’ ‘평화통일’ 등을 활용해 통일을 주제로 한 4행시 짓기가 이어졌고 한 학생은 “평화통일이 되면/화목하게 웃을 수 있겠지/통일이 되면/일등 나라에 못지않은 나라 되겠지”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수정(13) 양은 “그동안 북한은 전쟁만 일으킨다고 생각했는데 북한도 통일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손을 잡고 나중에 서울에 온다고 약속했으니 곧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이금천(李金川)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남북한 모두 13일부터 18일까지 각 학교에서 ‘6·15공동선언의 의미’에 대해 수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교재나 수업내용은 남과 북이 각자 마련했지만 앞으로는 같은 교재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