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동서를 잇는 해안순환도로 중심구간이 될 명지대교 건설 관련 행정절차가 12년 만에 마무리됐다. 이로써 본격 공사가 가능해졌으나 이번에는 환경단체들이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진통이 예상된다.
▽추진 현황=부산시는 1993년 명지대교 건설을 위한 도시계획 시설결정에 이어 3년 뒤 을숙도를 관통하는 직선 다리를 설계했다.
그러나 “낙동강 하구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환경단체의 반발로 2002년 을숙도 하구둑(위쪽) 방향으로 500m 우회하는 곡선으로 바뀌었다. 또 2003년 12월에는 110m 더 올라간 다리 노선이 확정됐다.
이후 환경관련 행정절차를 거쳤으며 8일 마지막으로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습지보호지역 내 행위 승인’이 났다.
강서구 명지동에서 사하구 신평동을 잇는 길이 5.2km, 왕복 6차로의 명지대교 건설 사업비는 4200억원이며 2009년 말 준공 예정.
명지대교는 부산의 새로운 산업축인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와 부산·진해신항, 부산 진해경제자유구역의 주 진입로다.
▽가처분 신청=부산녹색연합과 ‘습지와 새들의 친구’ 등으로 구성된 ‘낙동강 살리기 시민연대’는 13일 ‘명지대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부산지법에 제출했다.
시민연대는 “습지보호지역 내의 대형 개발사업을 허가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교량 건설은 을숙도 생태계 파괴는 물론 주변 철새 서식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교량건설을 저지한다는 계획.
부산시 관계자는 “환경 문제가 없도록 하고 철새서식에 필요한 대책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