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 제조업체인 동서산업이 6일 연속 거래량 없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파죽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 없이 상한가에 오르는 것을 증권 용어로 ‘기세’라고 부른다. 기세는 거래가 없어도 사겠다는 물량이 상한가에 쌓여 있을 경우 이 종목의 주가를 상한가로 인정해 주는 제도.
이는 오직 사겠다는 세력만 있을 뿐 팔겠다는 물량이 전혀 없다는 뜻으로 상한가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상한가’로 평가받는다.
가격 제한폭이 10%나 12%일 때 가끔 나타났던 기세는 15%로 확대된 이후 거의 사라졌다. 따라서 동서산업이 6일 연속 기세를 나타낸 것은 보기 드문 진기록인 셈.
동서산업은 7일부터 14일까지 6일(거래일 기준) 동안 단 한 주의 거래도 없이 상한가 행진을 벌여 1만1950원이던 주가가 2만7450원으로 올랐다.
이 회사의 주가 강세는 전체 주식의 81.12%에 이르는 엄청난 물량의 자사주를 곧 소각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
동서산업은 3일 공시를 통해 “올해 안에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 206만9744주의 소각 여부를 결정할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회사의 이익은 그대로인데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 등 각종 지표가 좋아지게 돼 그만큼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
현재 동서산업은 소액주주 지분이 4.80%에 불과해 이대로라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사주를 소각하면 소액주주 지분이 25% 선으로 늘어 상장 폐지를 면할 수 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