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양수발전소에서 불이 나 900억 원대의 발전기가 침수될 위기에 놓였으나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투입돼 이를 막은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해군에 따르면 12일 낮 12시경 양수발전소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발전기의 냉각파이프가 고열로 파열되면서 발전소 지하 5층 중 3개 층이 냉각수에 침수됐고 발전소 직원 2명이 부상했다.
냉각수는 발전소의 핵심시설인 발전기 2대(대당 450억 원)가 설치된 나머지 2개 층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발전기가 침수되면 수리에 수개월이 걸려 주민 생활과 산업 활동에 큰 차질이 초래된다.
발전소 측은 자체 잠수요원과 지역 119구조대 잠수대원을 동원해 냉각수 차단에 나섰지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자욱한 연기와 물 위의 기름띠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경남소방본부는 13일 오전 9시경 진해 해군작전사령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동주 소령 외 11명의 심해잠수사로 구성된 SSU 대원이 현장에 출동해 10시간에 걸친 작전 끝에 냉각수 유입을 차단하는 밸브를 잠가 큰 피해를 막았다.
김 소령은 “힘든 상황이었지만 더 이상 머뭇거리면 900억 원대에 이르는 발전기가 못쓰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작전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해군 SSU는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사건 당시 실종자 292명의 시신을 모두 인양했고, 1999년엔 남해의 수심 150m 지점에 가라앉은 북한의 반잠수정을 건져 올리기도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