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20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한일 양국이 14일 공식 발표했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고이즈미 총리가 서울을 방문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양국 간에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며 “고이즈미 총리는 21일 오전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일에는 양국 정상 간에 아무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하다가 오늘 있었던 여야 정당대표 및 3부요인과의 오찬회동에서 ‘한일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듣고 결론을 내린 뒤 일본 측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1년에 두 차례씩 열기로 정례화된 한일 간 셔틀정상회담은 한때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당초 예정대로 이달에 열기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양국은 최악의 관계 악화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 측은 독도 및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 등 ‘3대 과거사’ 문제에 진전된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측은 뚜렷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한일 양국의 갈등관계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위한 역사인식 공유 및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