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DSLR)’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똑딱이’라고 불리는 콤팩트형 카메라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표현을 원하는 디카 마니아들이 그 주인공들. 2∼3년 전 구매했던 200∼300만 화소급 콤팩트형 카메라를 구매했던 이들이 500만 화소급 이상으로 교체를 하면서 과감하게 ‘수동카메라’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덕분에 DSLR 시장은 최근 2년 사이 2배 이상의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디카 제조업체들은 수백만 원이 넘던 DSLR에서 벗어나 100만 원대의 저렴한 ‘보급형’ DSLR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낮아지지만 성능은 향상되고 있다. 가격이 부담돼 필름SLR를 쓰던 마니아들도 DSLR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국내 DSLR 시장은 캐논과 니콘의 선두 경쟁 속에 올림푸스 후지필름 펜탁스 등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
▽캐논=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캐논은 ‘EOS 350D’를 선보였다. 렌즈를 뺀 몸체 가격만 100만 원 정도다. 기본 렌즈(18∼55mm)를 포함하면 120만 원대. ‘수동카메라’임에도 작고 가볍지만 82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장착했다. 전원을 켜면 0.2초 만에 사진을 찍기 시작할 수 있으며 1초에 3장을 연속 촬영할 수 있다. 또 초고속 자동초점과 인공지능 기능이 있는 캐논의 고급 ‘EF’ 시리즈 렌즈도 거의 다 이용할 수 있다.
▽니콘=1999년 최초의 DSLR인 ‘D1’을 내놔 시장에 충격을 줬던 니콘은 보급형 DSLR 시장에서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D70s’는 DSLR치고는 큰 편인 2인치 액정표시장치(LCD)와 유선 리모컨 기능을 추가했다. 600만 화소급에 가격은 몸체 기준으로 100만 원대. 또 600만 화소급의 ‘D50’을 100만 원 이하 가격대에 내놓았다. ‘D50’은 DSLR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다양한 ‘편리촬영기능’을 내장했다. 주 사용층인 ‘아빠’들이 아이들의 사진을 많이 찍는 점을 감안한 ‘어린이 스냅모드’가 대표적인 편리모드. 1초에 2.5장을 연속해 촬영할 수 있어 아이들이 뛰노는 장면을 찍기도 편하다.
▽후지필름=유럽지역 필름시장에서 부동의 1위이던 독일 ‘아그파’가 디지털 시대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는 동안 후지필름은 발빠르게 디지털카메라 영역으로 진출해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파인픽스S3Pro’로 보급형 DSLR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고 있다.
1200만 화소급까지 해상도를 올려 촬영할 수 있으며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를 탑재해 아날로그 마니아들이 다양한 ‘필름의 향수’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후지필름은 렌즈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니콘렌즈를 장착하게끔 돼 있다. 가격은 200만 원대 초반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편.
▽펜탁스=‘이스트DS’가 주력 디카. 렌즈를 포함해 130만 원대로 각종 기능을 한글로 조작할 수 있어 입문자나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올림푸스=800만 화소의 ‘E-300’은 95만 원으로 저렴한 가격이 장점. 렌즈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초음파 방진필터를 장착해 자동으로 먼지를 제거하는 기능을 갖췄다. 카메라 몸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내구성은 강화하고 무게는 줄였다.
DSLR는 렌즈를 바꿔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지만 필름카메라와 달리 렌즈의 실제 화각보다 1.3∼1.5배 더 좁게 보인다. 아직은 이미지센서가 35mm 필름보다 작기 때문.
또 기본 렌즈를 제외한 렌즈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그러므로 카메라 구입 시 렌즈 등 액세서리를 포함한 총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인 렌즈의 가격은 50만 원부터 시작해 1000만 원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제품마다 지원하는 렌즈가 다르고 제조사에 따라 어댑터가 다르므로 렌즈의 호환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렌즈군의 호환 가능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