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재판에서 ‘아동 성추행’ 혐의를 벗은 팝가수 마이클 잭슨의 변호인단 중에는 한인 1.5세 수전 유(42·여) 변호사가 있었다.
잭슨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마리아의 샌타바버라 카운티 지법에 출두할 때마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토머스 메서로 주니어 변호사와 유 변호사가 잭슨과 함께 법원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미국 TV에 자주 비쳤다.
유 변호사는 15일 미주한인방송 라디오코리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140명 이상의 증인과 수천 종의 비디오 DVD 등 증거자료를 준비한 반면 검찰 측은 증거가 모자랐다”고 잭슨의 승소 과정을 설명했다.
여섯 살 때인 1969년 가족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한 유 변호사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정치학과에서 소련정치학을 전공한 뒤 뉴욕 주 시러큐스대 법대에 진학해 1996년 우등으로 졸업했다. 그는 6년 전부터 로스앤젤레스에 사무실을 둔 로펌 ‘콜린스 메서로 레드덕 앤드 유’에서 4명의 파트너 중 한 명으로 일하고 있다. 형사소송 전문. 한국어와 영어는 물론 러시아어와 일본어도 구사한다.
그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는 남편 준 송 씨와의 사이에 아홉 살 난 아들을 두고 있다.
유 변호사는 “(미국의 한인들은)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되지만 동시에 미국의 시민권운동이 없었다면 소수 민족이 지금처럼 살 수 없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면서 “한인들은 똑똑하고 근면하므로 우리 자녀들 세대를 위해 한인타운에만 머물지 말고 미국의 주류사회로 나가서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잭슨은 변호사비로 500만 달러(약 50억 원), 고소인과 검사 측 증인들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에게도 50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