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최근 경기 안양시 호계동, 안양동 일대 30여만 평의 공장부지를 주거용지로 최종 확정한 것에 대해 안양시가 반발하고 있다.
안양시는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공장부지의 아파트 단지화는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공장용지→주거용지=논란이 일고 있는 곳은 동안구 호계1, 2동과 만안구 안양7동에 걸쳐 있는 31만6000평의 공장지대. 효성공장(7만5000평)을 비롯해 440개 중소공장이 밀집해 있다.
안양시는 1994년 도심 내 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한다며 박달동 군부대 부지를 대체공업용지로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이 지역을 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시는 올해 2020년을 목표로 한 도시기본계획을 수정하면서 주거지역에서 다시 공업지역으로 변경한 뒤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박달동 군부대 이전이 무산돼 대체공업용지 확보가 어렵고 인구과밀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달았다.
하지만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달 안양시의 요청을 무시하고 주거지역으로 최종 결정했다.
▽공장 떠난 자리에 더 이상 아파트는 안 된다=안양시가 이제 와서 주거용지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대단위 택지개발로 인한 인구과밀을 막겠다는 것.
시는 이곳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1만 가구, 3만여 명이 늘어나는데 교통, 학교, 하수 처리 등 도시기반시설이 크게 부족해 주거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안양지역에서는 대규모 공장들이 떠난 자리엔 어김없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인구과밀을 초래했다.
안양시는 또 시청사 일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평촌벤처밸리와 이곳을 연계시켜 안양지역 첨단산업의 메카로 발돋움시킨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필운(李弼雲) 안양시 부시장은 “7월부터 도시기본계획 승인권한이 경기도로 넘어오는 만큼 기본계획을 다시 수정해서라도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택지를 제외한 판매유통시설, 관광시설, 벤처기업 등이 들어설 수 있는 개발진흥지구 등으로의 변경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기도도 이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데는 기본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