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영된 MBC 프로그램 ‘파워TV’가 실제로는 1박 2일 동안 촬영한 내용을 내보내면서 ‘2박 3일간 잠을 자서는 안됨’이라는 자막을 넣는 등 시청자를 속여 물의를 빚었다. 사진 제공 스포츠투데이
MBC TV가 1박 2일간 촬영한 ‘파워TV’(낮 12시 10분)의 ‘스타 양성 프로젝트 극기지왕’ 코너를 2박 3일 동안 촬영한 것처럼 조작 방영해 물의를 빚고 있다.
MBC는 외주 제작사인 ‘재미TV’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부터 조작을 시도한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방송한 뒤 문제가 되자 외주 제작사에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재미TV는 4월 8일 경기 양평군의 한 콘도에서 개그맨 가수 등 30명이 참여한 가운데 잠 안 자고 버티는 내용을 1박 2일 동안 촬영하면서 연예인들에게 “1박 2일간 촬영하지만 2박 3일 동안 진행한 것처럼 방송될 것”이라고 사전 양해까지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촬영 현장에는 MBC 주모 PD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MBC는 12일 방송 때 ‘합숙 40시간째’ ‘셋째 날 AM 3:00’의 자막을 통해 2박 3일 동안 잠 안 자기를 한 것처럼 소개했다.
MBC는 방송 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15일 언론 보도로 조작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해당 제작사인 재미TV에 제작 의뢰 중단 조치를 취했다. 재미TV는 MBC의 ‘꼭 한번 만나고 싶다’, ‘정보토크 팔방미인’에도 프로그램을 납품하고 있다.
MBC는 사건이 불거진 직후 “제작은 재미TV에서 했으며 담당인 주 PD는 방송 직전에 (1박 2일 촬영을 2박 3일로 조작한) 사실을 알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MBC는 15일 오후 사과문을 내고 “오락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사실을 속이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다”며 “담당 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책임 소재를 밝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