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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봉준 장군 체포지 유적비 비문싸고 순창-정읍 마찰

입력 | 2005-06-16 07:27:00


동학혁명을 이끈 전봉준 장군이 붙잡힌 곳에 세워진 유적비를 둘러 싸고 전북 정읍시와 순창군이 마찰을 빚고 있다.

순창군은 최근 쌍치면 금성리 피노마을 옛 금국초등학교 부지에 전봉준 장군 피체지(被逮地)를 조성하고 전 장군이 붙잡힌 주막과 당시 동학농민군의 활동 자료를 전시한 전시관, 유적비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 ‘정읍 출신 김경천의 밀고로 동학혁명가 전봉준 장군이 체포된 곳’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정읍지역 시민단체는 최근 순창군에 탄원서를 보낸데 이어 9일 현지를 방문하고 비문 정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읍출신 김경천의 밀고라고 표지석에 강조한 것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정읍의 자긍심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며 “특히 정읍 출신 김경천의 밀고라는 부분을 두드러지게 부각시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읍시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고부군(현 부안군 백산면과 고창군 보안면 일부를 포함)과 정읍현, 태인현 등 1군 2현 체제로 김경천의 출신지는 당시 고부군 달천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

이에 대해 순창군의 복원위원회 측은 “전 장군을 밀고한 김경천이 정읍 출신이라는 것은 정읍 출신 향토사학자가 쓴 책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이라며 “비문 내용을 정정하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순창군은 특히 “정읍시 이평면에 있는 전 장군의 비문에 ‘전 장군이 서울로 잠입 도중 순창 피노에 사는 김경천의 밀고로 체포되니’라는 구절을 먼저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학혁명사(최현식 저)에는 “패퇴하던 전봉준 장군이 태인현 종성에 피신한 김개남 장군과 합류하려고 백양사에서 순창 쌍치면 피노를 지나던 중 옛 친구인 김경천을 만났다. 이때 김경천은 전주감영 퇴교 출신으로 이웃에 살고 있는 한신현에게 전 장군이 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한은 또 주민 등과 합세, 전장군의 다리에 부상을 입혀 체포했다”고 기록돼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