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구한 영웅' 시드니 거주 동포 이형섭(60)씨
소매치기를 잡다 숨진 재미교포 조나선 우(한국명 우홍식·29)에 이어 이번엔 호주교포의 영웅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드니에 거주하는 동포 이형섭(60)씨가 두 마리의 개로부터 두 차례 수술을 받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으면서도 호주인 젊은 엄마와 생후 5개월 된 아기를 보호해 호주 언론들로부터 '아기를 구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지는 15일(현지시간) '핏불의 두번째 공격: 개에 물린 영웅, 아기 구하다'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핏불은 애완견이지만 공격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데없이 봉변을 당한 아기엄마 제시카 맥닐 씨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개들이 내 아기를 노리고 있었다"며 "이씨와 출동한 경찰이 아니었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이씨를 '영웅'으로 칭송하며 고마워했다.
엄마와 아기를 구한 이씨의 행동은 14일 텔레비전 방송(채널 10)에서도 자세히 소개됐다.
이 사건을 일으킨 개 두 마리는 지난달 2일에도 한 할아버지(75)의 두 팔과 두다리를 물어 경상을 입힌 전력이 있어 지난 14일 주인의 동의 아래 '처분'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동포 인터넷신문 호주온라인(대표 박원근)에 따르면 동포 이씨는 어둠이 깔린지 난 13일 오후 6시 10분께 귀가하던 중 동네 거리에서 유모차를 끌고 앞서가던 아기 엄마로부터 앞에 개들이 있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유모차 앞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호주 경찰은 두 마리의 개가 이씨의 손을 무는 바람에 이씨가 넘어졌으며 그때 개들이 달려들어 이씨의 얼굴과 양손, 사타구니와 두 다리를 공격해 많은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씨는 10분 내지 20분 가량 개들의 공격을 받다가 근처의 집 담을 넘어 피신한뒤 옆집 한 동포 집으로 넘어가 도움을 청했다.
그동안 엄마와 아기는 근처에 있던 한 트럭 위로 올라가 개들의 공격을 피했다.
이씨는 그 후 콩코드 병원으로 실려가 두 차례 수술을 받은 후 안정을 되찾고 15일 퇴원해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의 딸 엘리사 이(25)씨는 "(아버지가) 흉터가 생기겠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좋은 일을 하셔서 너무 자랑스럽다"며 "아버지는 가정적인 분이라 그들이 다치도록 그냥 내버려두질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최근 핏불 등 사나운 개들이 어린 아이를 공격해 만신창이가 되게 하는 등 개의 공격사건이 잇따라 발생,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