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은 ‘∼사모(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천국’이다. 인터넷에서 3여년 전부터 시작된 인물 중심의 팬 카페가 요즘 뜻을 함께 하는 ‘사모’ 카페로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사모’ 사이트는 수만 개에 이른다. 14일 현재 다음(cafe.daum.net)에는 2만3428개가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cafe.naver.com)에 2000여 개, 싸이월드에 2700여 개의 ‘∼사모’ 카페가 있다.
○ ‘∼사모’는 이제 일반 명사
‘사모’ 카페는 정치 사회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 취향이나 취미, 실용 정보, 연예계나 스포츠 스타 등 실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누리꾼(네티즌)들이 견해나 생각, 정보를 공유하면서 가상 공간에서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마사모(마술), 강사모(강아지), 락사모(음악) 등 취향이 같은 이들끼리 모이는 카페가 있고, 영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영어사모), 인터넷 소설가 귀여니를 사랑하는 모임(귀사모)도 활동하고 있다. 파사모는 파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이 모임이고, 시간사모는 시간 활용에 대해, 귀농사모는 귀농에 대해 서로 정보를 나눈다.
이 중 귀여니를 사랑하는 귀사모가 97만3338명 회원이 가입해 최대 ‘사모’로 손꼽히고 있으며 마사모는 17만2256명, 강사모는 9만7548명에 이른다.▶표 참조
인터넷에서 ‘사모’를 구성하는 기준은 거의 제한이 없다. 연령 성별 직업을 비롯해 혈액형이나 이름이 같은 경우 등으로 세분화돼 구성된다. 특히 ‘사모’는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공통분모 외에 가입에 조건을 두지 않는다.
○ 현실에 대한 자기 발언
‘사모’는 특정 인물이나 분야에 의견을 함께 하는 이들이 모여 세를 과시하면서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기도 한다. 2002년 대선 때 두드러졌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결성됐고, 이들은 정치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현실에 대해 발언을 하기도 한다. 누리꾼들은 특히 여러 ‘사모’와 오프라인을 연계해 정부 정책이나 이슈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확산시키려 한다.
‘사모’ 카페는 포털 사이트에는 신규 회원을 유인하는 효과를 준다. 네이버는 1월 한 불매운동 카페가 갑자기 활성화되면서 하루 2000개 이상의 댓글이 올라왔고, 신규 회원이 급증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사모’ 카페가 신설되는 경우, 뉴스의 이슈 페이지에 관련 카페 주소를 함께 노출시켜 누리꾼들의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사모’ 카페가 대부분 친목형 커뮤니티인 다음은 회원을 위해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풍사모(풍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다음의 날’에 단골 초청돼 다음에서 개최한 시골 학교 봉사에도 함께 참여했다.
○ ‘스타덤’에서 ‘팬덤’으로
이처럼 자발적으로 ‘∼사모’ 열풍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태진 연세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참여 문화가 확대된 것”이라며 “단순히 스타를 추종하는 스타덤(stardom) 현상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는 팬덤(fandom) 현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는 한편 다른 사람의 반응을 알고 싶어하는 욕구의 결합”이라고 분석한다. 즉 온라인의 접근 용이성을 이용해 직접 참여할 뿐만 아니라 특정 집단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구경꾼’까지 카페에 가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모’의 무분별한 확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언론학자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자칫 동질성이라는 이름으로 군중 심리화하는 경향도 있고 너도나도 무작정 ‘사모’를 붙이는 것이 책임없는 목소리의 나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된 한국 사회에서 개인들이 집단 논리를 거부하는 듯하면서도 또 다른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이율배반적인 욕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 만남도…‘마사모’부운영자 정병열씨▼
정병열 씨와 아들 준영 군.
“불 붙은 명함으로 거래처에 강한 인상 한번 남겨 보시겠습니까? 빈손에서 갑자기 나온 장미꽃으로 하는 프러포즈는 어떨까요? ‘마사모’와 함께 마술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다음의 인기 카페 ‘마사모’(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부운영자 정병열(35·벤처기업 대표) 씨는 “마술은 마음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어 우리 모임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온라인 마술 모임인 ‘마사모’는 회원끼리 서로의 마술을 뽐내고 비법을 공유하는 열린 마술 토론의 장. 2003년 1월에 탄생해 현재 회원이 17만 명에 이른다.
회원들이 최고의 마술사를 뽑는 ‘매직 보이 앤 걸(Boy&Girl)’은 ‘마사모’의 자랑거리다. 회원들이 자신의 마술 장기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면 다른 회원들이 평가한다. 현재 3기가 배출됐고, 이들은 프로 수준의 마술 실력을 자랑한다.
‘마사모’는 특별한 날에 무료 마술 공연도 펼친다. 정 씨는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시즌 등에 무료 공연을 요청하는 문의가 많이 온다”며 “회원들은 길거리 공연을 비롯해 보육원, 노인복지관 잔치까지 마다하지 않으면서 온·오프라인의 유대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기자 sian@donga.com
사모 순위 톱 100 (14일 현재 회원수 기준.)순위‘사모’ 이름주소 (http://)개설일회원(명)
1귀사모(귀여니) cafe.daum.net/rnlduslsla2001.10.22 97만33382마사모(마술)cafe.daum.net/magic82003.1. 917만22563강사모(강아지) cafe.daum.net/koreaclubs2002.4.129만75484락사모(록)cafe.daum.net/callingonyou2003.5. 23만49415강사모(탤런트 강동원)cafe.naver.com/dwlove.cafe2003.12.12 3만4805
6술사모(술과 사람)joasul.cyworld.com2004.8.192만53817노사모(노무현 대통령)cafe.daum.net/nosamoim2002.3.161만95468자사모(자기)bluewell.cyworld.com2004.5. 71만72249술사모(술)sulland.cyworld.com2004.2.221만250910광사모(광주)No-1GwangSaMo.cyworld.com2003.2.275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