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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대책 전면 재검토]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自認

입력 | 2005-06-18 03:07:00



청와대와 정부가 17일 기존 부동산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것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백지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라고 발표했다가 ‘전반적으로 재검토’라고 표현을 바꾸기는 했지만 정책실패 시인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실패를 인정했다는 것은 정책 방향이 바뀔 것임을 암시한다.

정부는 그동안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 용인시에서 나타난 집값 급등이 국지적인 현상이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정책의 추진을 고집해 왔다.

하지만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강남 집값 상승으로 나타나고, 전국적으로 땅 투기 조짐까지 나타나자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춰 온 정책에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보완될지, 비(非) 강남지역의 교육 주거 교통개선 등 획기적인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기존 수요억제 정책 중에서도 일부는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 전면 재검토 선언, 왜 나왔나

현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강남 집값 잡기’로 요약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집권 초 “강남이 불패라지만 이 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도 불패”라는 상징적인 말을 했다. 하지만 시장은 정책 의도와는 반대로 움직였다.

강남지역은 정부의 규제 영향을 받지 않고 집값이 계속 오른 반면 비강남지역은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가격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3년 1월 말 대비 2005년 6월 9일 현재 서울시 25개 구별 아파트 값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송파구(36.68%) 강동구(29.31%) 강남구(24.68%) 서초구(21.65%) 등 강남지역이 상위 1∼4위를 휩쓸었다. 반면 강북 도봉 성북 관악 은평 노원 중랑 종로 구로 마포 중구 등은 집값 상승률이 1∼7%대에 머물렀다.

강남지역에서는 “현 정부가 고맙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왔고 비강남지역에서는 “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도 못 간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 어떤 대책 나올까

정문수(丁文秀) 대통령경제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잇단 규제로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위축되면서 수급 불안 우려가 커졌고 집값 급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값 급등을 불러 온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나 ‘소형 주택 건설 의무제’ 등은 어떤 식으로든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 대체 신도시 건설 방안은 판교신도시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추진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신도시를 계속 만든다는 원론적인 방침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 가능성이 큰 대책은 강북 뉴타운과 같은 비강남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다.

보유세 강화 등 세제 보완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투기 수요를 차단할 수 있는 대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인 실거래가 신고제 의무화도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기존에 계획된 판교 유형별 가구수구분(가구 수)전용면적가구 수일반 분양아파트*18평 이하40618평 초과∼25.7평 이하7,27425.7평 초과4,566소계12,246

공공임대아파트*(임대기간 10년)18평 초과2,66218평 초과∼25.7평 이하1,425(공무원 임대 473가구 포함)25.7평 초과297소계4,384국민임대 아파트(임대기간 30년)18평 이하5,784주상복합 아파트25.7평 초과1,266연립 주택25.7평 초과511단독 주택미정2,613계

 26,804*표시가 11월 일괄분양 예정 분. 단, 공공임대 중 공무원 임대용 473가구는 추후 분양.
-자료:건설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