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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현실을 미술속에” 日팝아트 대표전

입력 | 2005-06-21 03:14:00

국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폭넓은 팬을 갖고 있는 일본 네오 팝(Neo Pop) 세대의 대표작가 나라 요시토모.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악동 캐릭터는 반항심, 고독감 등 현대인의 다양한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사진 제공 리움


《20세기 중반 서구에서 출발한 팝아트는 광고와 대량 생산품, TV를 비롯한 영상매체 등 친숙한 매스 미디어의 상징들을 빌려 미술에 적용한 장르다. 권위와 위선에 도전하면서 “대중들이 선호하는 것을 미술도 솔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는 팝 아티스트들의 주장은 지난 50여 년간 평범한 것들에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구에서 시작한 장르이긴 하지만, 동양의 젊은 작가들 중에도 세계무대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진 경우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작가들이 일본의 나라 요시토모(46)와 무라카미 다카시다. 악동 캐릭터를 내세운 나라의 첫 개인전과 명품 핸드백 이미지로 성공한 무라카미의 작품이 포함된 그룹전이 잇따라 열린다. 한일 문화교류가 활발한 요즘, 일본 팝 아티스트들을 통해 동시대 일본 작가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나라 요시토모 展▼

인터넷과 블로그를 통해 국내 젊은 층에게도 익숙한 나라는 일본 네오 팝(Neo Pop) 세대의 대표작가. 서울 중구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8월 21일까지 열리는 국내 첫 개인전에는 회화와 조각, 드로잉, 사진 등 총 300여 점이 나온다. 전시 제목 ‘내 서랍 깊은 곳에서’는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한 ‘서울하우스’에 전시될 작업실 등 내밀한 풍경을 보여 준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악동 캐릭터는 ‘순진한 듯하면서도 악동 같은 표정의 어린 아이’다. 귀엽지만 치켜뜬 눈이 두려움, 고독, 반항심, 사악함 등 다양한 감정과 함께 포커페이스(포커 판에서 자신의 패를 숨기기 위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얼굴)로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속내를 드러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시에 맞춰 방한한 그는 “일본의 네오 팝 세대가 전체적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의 경우 어린 시절의 왕따 경험과 청소년기부터 몰입해 온 저항과 자유, 죽음에 대한 찬미 등을 노래하는 로큰롤 등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형 커피잔 위에 세워진 얼굴들의 눈에는 우수가 가득해 복잡하다. 무서운 세상에서 성장하기를 멈추고 싶어 하는 피터 팬 같은 젊은이들의 고독을 상징하는 것 같다.

개막(17일) 이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12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일반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02-2259-7781

▼팝 팝 팝(POP POP POP) 展▼


일본 사진작가 사와다 도모코는 10대 소녀들의 화장법이나 고교생들의 집단생활 등을 소재로 일본 문화의 집단적 현상을 표현한다. 사진제공 가나아트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4일 개막될 ‘한일현대미술전’은 한일 양국 작가 14명의 회화와 조각, 사진, 영상, 설치작품 100여 점을 통해 양국 현대미술의 단면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우선 일본 팝아트로 △만화, 그림에서부터 대형 풍선, 대량 생산된 시계나 티셔츠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작업을 선보이는 무라카미 다카시 △점(dot)에 대한 집착을 극대화하고 있는 구사마 야요이 △10대 소녀들의 화장법이나 고교생들의 집단생활 등 일본 문화의 집단적 현상을 묘사하는 사진작가 사와다 도모코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한국 측에서는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결합한 ‘아토마우스’의 작가 이동기 △모형 로봇이나 미니카, 반짝이 재료, 명품 이미지를 섞어 만든 ‘터부 요기니’시리즈의 낸시 랭 △명품 시계와 보석 카탈로그, 우리 옛 미인들의 얼굴을 조합한 ‘까르띠에 미인도’의 박윤영 등의 작품이 나온다. 7월 31일까지. 일반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02-720-1020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