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정리된 노트, 참고서보다 효과 커요▼
“참고서 2번 보는 것보다 노트 한 번 보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꼼꼼한 노트 필기로 소문난 서울 휘문중 3학년 황영재(15·서울 강남구 대치동·사진) 군은 “노트는 내가 잘 모르는 부분과 꼭 알아둬야 할 부분만을 골라 정리하기 때문에 ‘맞춤식 공부’를 할 수 있다”며 “마지막 정리에는 노트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둔 요즘, 최상위권인 황 군은 시험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황 군은 “보통 3주 전부터 시험 준비를 시작한다”며 “첫째 주에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학교 진도에 맞춰 평소처럼 공부하면서 암기과목 교과서를 한 번씩 읽는다”고 말했다.
둘째 주에는 전 과목 교과서를 두 번 더 읽으면서 외울 부분을 체크하고 교과서 문제를 꼼꼼히 푼다.
황 군은 “교과서를 구석구석 완전히 내 머릿속에 넣는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야 한다”며 “요점만 공부하면 90점은 맞을 수 있지만 100점을 노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노트 필기를 열심히 한다. 사회, 가정·기술 등 암기과목은 공부하기 편하게 교과서 여백에다 바로 써넣고 과학, 수학 과목은 따로 노트를 만들어 정리한다.
황 군은 “과학, 수학 등은 서술형 문제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풀이나 연구 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가지런히 써놓는다”고 말했다.
또 선생님이 수업 중 말씀하신 내용은 잡담이라도 다 받아적는 것이 황 군의 원칙이다. 실제 시험에는 안 나오더라도 나중에 시험문제를 풀 때 관련 내용이 연상되기 때문.
황 군은 노트 필기로 공부할 때도 특이한 원칙이 있다. 중요 내용에 절대 밑줄을 긋지 않는다. 밑줄을 그어 놓거나 형광 사인펜으로 표시해 놓으면 내용보다 색깔에 신경을 더 써 되레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또 필기 내용에서 상위권을 가르는 중요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더욱 집중한다.
사회나 과학 과목은 서로 비교, 상반되는 내용은 반드시 표나 그래프로 만들어서 교과서에 적어놓는다.
황 군은 “사회 과목에서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배우면 이를 표로 만든다”며 “과학의 경우 무게와 질량의 관계 등 법칙들을 이해하기 편하게 그래프로 정리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주에는 과목별로 문제집을 한 권씩 풀고 틀린 문제는 교과서에서 그 부분을 찾아 다시 공부한다.
평소 정리해 두었던 노트 필기를 이때 마지막 정리용으로 확실히 외우면 시험 준비가 마무리된다.
▼선생님 강조한 것 빨간펜으로 밑줄 쫙▼
“노트 필기를 보면 수업을 다시 한 번 듣는 효과가 있어요.”
서울 대원고 1학년 김현호(16·서울 광진구 중곡동·사진) 군은 여학생보다 더 깔끔한 글씨로 정리하는 노트 덕분에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 군은 “필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정리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노트를 보면 수업 내용이 떠올라 반복 학습이 된다”고 말했다.
수업 시간에 그 부분을 더 집중해서 듣고 해결된 부분을 다시 정리한다.
시험 3주 전부터 시험 준비를 한다는 김 군은 “중간고사가 쉽게 나온 편이라 기말고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에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부터 시작한다. 교과서를 정독하면서 밑줄을 치고 교과서 문제를 푼다. 국어는 정확한 문맥 파악을 위해 두 번 읽는다.
김 군은 “두 번째 주에는 암기과목을 포함해 전 과목의 교과서를 다시 읽고 참고서를 읽으면서 보충한다”며 “이때는 어떤 문제가 시험에 나올지 예상해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주에는 암기과목에 집중한다. 문제집을 빠른 속도로 두 권씩 풀고 노트필기와 프린트를 완전히 외운다.
전영한 기자
필기할 때도 과목별로 방법이 다른데 사회, 국사, 국어 과목은 교과서를 ‘나만의 노트’로 만든다.
김 군은 “필기 내용이 많지 않은 과목은 ‘포스트 잇(Post-it)’을 사용해 책에다 깨끗이 정리한다”며 “참고서에만 나와 있는 중요 내용이나 보충할 부분은 교과서 해당 부분에 써넣어 한 권의 교재로 만든다”고 말했다.
필기량이 많은 수학과 과학, 문법과 예문을 써야 하는 영어는 따로 노트를 만든다.
김 군은 “수학은 서술형 평가에 대비해 풀이과정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하므로 수업 시간에는 일단 연습장을 펴놓고 선생님과 같이 문제를 푼다”며 “대신 수업이 끝나고 공책에 일목 요연하게 정리한다”고 말했다.
김 군은 “필기할 때는 검은색 펜으로 쓰고 중요부분은 파란색으로 밑줄을 친다”며 “선생님이 강조하는 것은 빨간 펜으로 체크해 5분 만에 정리할 수 있도록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한 주 동안은 밤에 너무 늦게까지 공부하지 않는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다.
김 군은 “시험 1주 전에는 이미 선생님이 문제를 출제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시험과 관련한 힌트를 주기 쉽다”며 “이때는 졸지 말고 평소보다 더 열심히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성적 올리는 노트필기 10계명▼
① 내용 연상을 위해 교사의 잡담도 써놓아라
② 그림·표·그래프 등을 적극 사용해라
③ 참고서 중요 내용·프린트물도 교과서에 붙여라
④ 요점은 밑줄을 치거나 표시해두면 보기 쉽다
⑤ 오답노트로 틀린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라
⑥ 의문점은 노트·교과서에 표시했다 해결하라
⑦ 과목 특성에 따라 교과서도 노트로 활용하라
⑧ 수업이 끝난 뒤에 바로 노트를 점검하라
⑨ 수업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재구성해 적어라
⑩ 약어나 기호를 개발해 필기 시간을 절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