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2배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전북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평당 분양가는 568만 원으로 이 지역 아파트의 평균 평당 매매가(236만 원)의 2배가 넘었다. 평당 분양가는 2년 전보다 200만 원 이상 올랐지만 매매가는 2003년 218만 원, 지난해 229만 원과 비슷하다.
전남의 아파트 분양가도 평당 433만 원 선으로 매매가(206만 원)의 2배를 넘어섰다. 경북과 강원지역도 평균 평당 매매가는 200만 원대 중반이지만 분양가는 500만 원 초반으로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울산 등 광역시도 올해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매매가의 2배에 가깝다. 광주는 3월 서구 풍암동에서 평당 500만 원이 넘는 아파트가 처음 선보인 지 2개월이 안 돼 북구 동림지구에 평당 640만 원짜리 아파트가 등장했다.
이처럼 지방 아파트의 분양가가 치솟는 것은 중대형 평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지방에 건설업체들이 고급 단지를 쏟아내면서부터. 또 각종 개발사업 등의 호재로 땅값이 오른 것도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
4월 전북 전주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특히 지방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부동산 규제가 덜한 곳이 많아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가격을 높여도 분양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 소속 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아파트 값의 거품(버블) 가능성이 2003년 때보다 높지만 버블이 당장 꺼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소 조태근(趙泰根) 연구위원은 “지난달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의 전세금 대비 매매가 비율이 2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처럼 버블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정부가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으로 일관하면 일부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