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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값 급등 전국확산 위험 크다”

입력 | 2005-06-23 03:02:00


국지적인 부동산가격 급등 현상이 전국으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은 또 최근 부동산값 상승은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 때문이라며 여건이 열악한 주거지를 개발해 고급화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2일 한국은행 박승(朴昇) 총재 주재로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부동산가격 상승이 현재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시 판교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1990년대 초 부동산값 급등은 주택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지만 최근의 오름세는 주택 수요의 고급화와 좋은 주거지로의 ‘쏠림현상’ 때문이라며 이에 맞는 처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신도시 개발 등으로 단순히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보다는 불량 주거지를 개발해 이른바 ‘강북의 강남화’를 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

그러나 이들은 국내 경기가 어렵고 기업 수익도 악화되고 있어 부동산가격 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거시정책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이견 없이 설비투자 부진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고비용, 경직적 노사관계 등 열악한 국내 투자환경으로 기업들이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신규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며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고 지방이전 및 고용창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 규모는 74조 원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78조 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윤호(李允鎬) LG경제연구원장, 나성린(羅城麟) 한양대 국제금융학부 교수, 김상열(金相烈)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남충우(南忠祐)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