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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메뉴로 승부 ‘카테고리 킬러’ 매장 아시나요

입력 | 2005-06-23 03:02:00

특정 분야 제품을 가격대, 브랜드별로 다양하게 갖춰두고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가 늘고 있다. 화장품 카테고리 킬러 토다코사 강남점에서는 소비자들이 8000여 종에 이르는 화장품을 매장에서 직접 써볼 수 있다. 박영대 기자


‘900원짜리 매니큐어부터 22만 원짜리 수입 영양크림까지.’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의 ‘토다코사’ 화장품 매장. 특정 브랜드 제품이 많은 일반 화장품 가게와는 다르게 여러 화장품 회사가 팔고 있는 제품들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다. 8000종이 넘는 화장품들은 소비자가 찾기 쉽도록 품목별로 정리돼 있다.

소비자가 직접 써보고 살 수 있도록 모든 제품에 ‘테스트용’이란 글자가 붙어 있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매장이다. 특정 품목 하나로 승부를 거는 전문 매장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 쇼핑의 진짜 재미를 느껴봐!

이달 초 문을 연 토다코사 매장에는 고객이 테스트용 제품으로 얼굴 화장을 할 수 있도록 아예 화장대까지 뒀다.

토다코사 조혜신 마케팅실장은 “소비자들이 ‘야, 신난다. 이 많은 제품을 내 마음대로 써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나도록 매장을 꾸몄다”며 “손님이 부담스러워할까봐 제품 설명이나 구매 권유는 가급적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매장 길 건너편에는 신발전문 매장 ABC마트가 있다. 꽃무늬가 프린트된 이탈리아제 가죽 신발, 바닥이 코르크와 나무로 만들어진 샌들 등 가짓수만 1500종이 넘는다. 매장 분위기는 새벽 어시장처럼 활기차다. 직원들은 연방 박수를 치면서 ‘신어 보세요’를 외친다.

ABC마트 이대성 매니저는 “쇼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중간 중간에 특별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틈새시장의 강자를 꿈꾼다.

최근 롯데마트 서울 구로점 지하 1층에 문을 연 ‘비앤큐홈’. 2500평 매장에는 바닥재 타일 소파 주방가구 페인트 샤워부스 변기 커튼 등 집안을 꾸미는 데 필요한 품목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가짓수만 3만5000종에 이른다.

페인트는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을 ‘맞춤 제작’해 팔기도 한다.

공구상이나 전문상가를 돌아다니며 사야 했던 물건을 한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토다코사와 ABC마트, 비앤큐홈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들은 전문화를 모토로 틈새시장의 강자(强者)를 꿈꾸고 있다.

화장품이나 신발 등은 제조회사가 자체 대리점을 통해 유통망을 장악하는 대표적인 품목이지만 카테고리 킬러 전문점들이 이에 도전장을 낸 것. 가전제품 유통업체 하이마트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리점과 경쟁하면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숭실대 경영학부 안승호(安勝浩) 교수는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카테고리 킬러가 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제조업체가 유통분야까지 장악하는 사례를 찾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테고리킬러:

백화점이나 할인점같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한곳에 모아 파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 신발 포도주 등 한 가지 분야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해 파는 소매점을 말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주요 카테고리 킬러 현황매장분야특징토다코사화장품 -매니큐어부터 고급 기초화장품까지 국내외 200여 브랜드 8000종
-서울 강남역 매장 등 8개비앤큐홈인테리어용품-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취급. 작은 화분부터 설치 공사에 필요한 샤워부스까지 약 3만5000종. 시공 서비스도 함께 판매.
-롯데마트 서울 구로점 지하 2500평 매장이 1호점ABC마트신발-슬리퍼, 준정장화 등 40여 개 브랜드 1500종
-서울 강남역 매장 등 13개자료: 각 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