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전자 MC사업본부 단말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임혜연 씨. 그의 명함에는 빨간 글씨로 ‘Life is Good(삶은 좋은 것)’이라는 LG전자의 슬로건이 인쇄돼 있다. 그는 “하루하루 바쁘지만 LG전자와 함께 펼쳐지는 내 인생은 아주 만족스럽다”고 했다. 박영대 기자
내 이름은 임혜연(24).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 단말연구소의 개발9실 연구원이다. 신입사원 259기.
LG전자에 입사한 건 올해 1월 17일이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쌍둥이빌딩 앞에서 버스를 타고 LG인화원으로 신입사원 연수를 떠나면서 LG와 인연을 맺었다.
아! 지금 생각해도 그때 2주간의 연수기간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가장 인상적인 건 60km 행군이었다. 밤을 꼬박 새우며 걷고 또 걷고…. 힘들면 서로 업어 주며 동료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연수를 끝내면서 나도 ‘LG 사람’이 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지금 단말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의 UI(User Interface)와 관련된 작업이다. UI는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의 사용자 환경(메뉴 등) 설정을 말한다.
축구선수 박주영이 광고하고 있는 DMB 단말기(일명 박주영폰)에 이어 곧 출시될 후속 모델의 UI 버그(프로그램 오류)를 잡아내는 게 주 업무. 이 작업이 끝나면 정보기기 간의 근거리 무선 데이터 통신망을 나타내는 블루투스(Bluetooth) 관련 연구에 들어간다.
나의 하루일과는 아주 빡빡하다. 내가 사는 곳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오전 5시 20분쯤 일어나 통근버스를 타고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연구소에 7시 30분에 도착한다.
아침식사와 팀 미팅이 끝나면 오전 8시 15분쯤 업무가 시작된다. 공식적으로 일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5시지만 어디 회사일이 그런가. 요즘은 바빠서 밤 11시까지 야근할 때가 많다.
밤 12시에 집에 들어가면 피곤함에 곯아떨어지기 일쑤. 하지만 피곤함보다는 LG전자의 신기술을 담당하는 연구원이라는 자부심이 더 크다.
LG전자에 입사하길 원하는 취업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내 입사 과정을 간략히 소개하고 싶다.
동국대 정보통신공학과에 다니던 지난해 10월 학교를 찾은 LG전자의 캠퍼스 리크루팅(학교를 찾아다니며 회사 소개와 입사 정보를 알려주는 것)을 통해 입사원서를 내게 됐다.
서류심사와 인성·적성검사, 면접과 신체검사를 다 통과하고 11월 말쯤 합격을 통보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원서를 낸 삼성전자에서도 합격통지를 받았다. 하지만 반도체 관련부서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많았기 때문에 네트워크와 통신이 주 전공인 내 강점을 살리기 위해 LG전자 입사를 결정했다.
내 경우엔 대학에 다니면서 스터디 그룹을 만든 게 입사에 많은 도움이 됐다. 4학년 친구 7명이 1주일에 2, 3번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서로 알고 있는 취업 정보를 나누고 영어공부도 한 게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줬다.
1, 2학년 때에는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학점 관리와 영어공부는 당연히 준비해야 하고….
대학생활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은 입사 과정이나 입사 후에 많은 도움을 줬다. 난 면접에서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난 자기소개를 이렇게 했다.
“저는 저 자신을 사랑합니다. 자기 능력을 개발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리=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sw인재 학교-전공 안따져요”▼
LG전자 인사팀의 리크루팅그룹 실무그룹장인 이동진 차장을 만나 LG전자 입사의 궁금증을 ‘10문 10답’으로 풀어봤다.
①신입사원은 언제 뽑습니까=“LG그룹은 한꺼번에 대규모로 뽑는 공개 채용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계열사별로 수시채용을 하죠.”
②수시채용은 어떻게 하나요=“365일 인터넷(www.lge.com) 온라인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③순전히 인터넷으로만 뽑나요=“아닙니다. 정기적인 채용이 있는데요. 매년 3월과 9월 회사에서 전국 28개 대학을 찾아가 채용설명회(캠퍼스 리크루팅)를 하는 겁니다.”
④다른 채용방법도 있습니까=“회사 내 이공계 선배들이 직접 뛰어난 후배들을 찾아가 입사를 권유하는 방법도 있고 주요 6, 7개 대학에서 산학(産學)장학생을 선발해 인재를 확보하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 쪽에 강점을 가진 학생이라면 학교와 전공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뽑습니다.”
⑤채용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지원서 입력-서류 전형-직무·적성검사(RPST·Right People Selection Test)-면접-신체검사 순입니다.”
⑥서류 전형의 조건이 있나요=“기본적으로 B학점, 토익 600점 이상이어야 합니다. 해외사업과 밀접한 분야는 토익 700점 이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⑦RPST는 뭔가요=“LG전자에서 하는 직무·적성검사입니다. 직무 관련 8개 항목 400개 문항과 적성 관련 3개 항목 115개 문항이 있죠.”
⑧면접은 어떻게 진행됩니까=“인성 면접-영어 테스트-직무 프레젠테이션-종합평가로 짜이며 2인 1조로 45분간 진행됩니다.”
⑨올해 어느 정도나 뽑습니까=“올해엔 300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전반기에 3분의 2 정도를 충원했습니다.”
⑩여성인력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올해는 30% 정도 채용할 예정입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독한 놈 만들기’ 신입사원 60km 철야행군▼
사진 제공 LG전자
LG전자의 인재상은 ‘독한 놈’이다.
이 회사는 독하고, 실행력 강하고, 전문 역량을 갖춘 ‘독한 사람(Right People)’을 원한다.
신입사원을 독하게 만들기 위해 LG전자는 강하게 트레이닝을 시킨다.
LG전자에 입사하면 세 번 교육을 받는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러닝센터에서 1주일간, 그룹연수원인 LG인화원에서 2주일간, 사업본부별로 또 1주일간 교육을 받는다.
도전적인 신입사원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한계돌파 행군’은 총 60km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철야로 행군하는 극기 체험교육.
산악 행군 24km, 도로 행군 30km, 구보와 침묵 행군 각 3km를 통해 신입사원들이 한계상황을 극복하고 성취감을 맛보게 함으로써 강한 승부근성을 갖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꽃춤 추는 신입사원. 사진 제공 LG전자
자기 비전을 만들어 선포한 뒤 이를 적은 카드를 2cm 두께의 송판에 올려놓고 격파하는 과정도 있다. 모든 신입사원은 송판이 깨질 때까지 시도를 해야 한다. 이는 개인이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열정과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LG전자는 신입사원 교육 과정별 평가를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 반복해서 도전하게 하는 방식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영시뮬레이션 교육에선 핵심 과정인 재무제표를 완전히 이해하고 작성할 수 있을 때까지 평가를 반복적으로 실시한다. 교육 과정별로 개인과 팀 평가 결과도 공개해 교육에 대한 경쟁의식을 부추기기도 한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