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박초희 기자
《“서울 강남지역(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용인시는 하반기에도 계속 오른다.”
“행정도시 이전, 신도시 뉴타운 개발 등 각종 개발호재는 꾸준히 부동산 시장을 흔든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동아일보 부동산팀이 최근 부동산 전문가 14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상반기 부동산 과열 현상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용인시의 집값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 서울 강남, 판교 집값 상승은 여전
전세금은 전반적으로 안정세 이어질듯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상반기 집값이 급등했던 서울 강남지역과 분당, 용인지역이 하반기에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이 이들 지역의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대답했다.
특히 용인과 분당신도시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83명은 상승률이 ‘5%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전체와 경기지역의 아파트 값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승률은 3∼5%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응답자가 많았다.
인천지역 집값도 절반 이상이 오를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상승률이 1∼3%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응답자가 다수였다.
결국 하반기에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집값은 전반적으로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의 투자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반면 전세시장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7.1%가 서울 전세금이 “떨어지거나 제자리에 머물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경기와 인천의 전세시장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같은 대답을 했다.
하지만 분당과 용인은 오른다는 응답자가 65%에 달해 눈길을 끈다.
○ 행정도시 주변 토지 택지지구 분양아파트는 유망
응답자들은 하반기에 유망한 투자상품에 대한 질문에 행정도시 및 기업도시 예정지의 주변 토지를 꼽았다.
0∼5점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 투자유망도 조사에서 전문가들로부터 532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500점 이상의 점수를 얻은 상품은 △택지지구 분양 아파트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 토지, 개통예정 지하철 역세권 아파트 △뉴타운 지역 아파트 순이었다.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도 400점대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상품은 행정도시·기업도시 건설, 신도시나 뉴타운 개발 등 각종 개발 호재의 영향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하철 개통 예정 지역의 역세권 아파트도 교통 호재로 투자 전망이 밝다고 전망됐다.
행정도시 이전이나 기업도시 건설 등 굵직굵직한 개발 사업들은 아직 사업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되면 이들 지역의 집값, 땅값은 더 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대부분 투기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여 있어 투자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 흠이다.
지하철 9호선, 분당선 연장선, 서울·수도권 경전철 등 역세권 예정 지역의 아파트 역시 실제 이들 지하철, 철도의 개통 시기가 2∼3년 남아 있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파트 가운데에서는 주상복합아파트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주상복합아파트 청약 열기가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 여건이 떨어지는 상품으로 보고 있다.
○ 오피스, 상가는 투자 주의보
상가와 오피스텔, 사무실(오피스)은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오피스는 167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경기 침체로 공실률이 높아지고, 임대료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입주 물량을 기록하면서 공급 포화상태라는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농가주택이나 전원주택, 펜션 등도 200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직까지 수요층이 두텁지 못한 상태에서 주5일근무제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급이 한꺼번에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 상태라는 게 원인으로 지적됐다.
상가는 경기 상황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투자 주의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보인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설문조사는 어떻게 했나
이번 조사는 12개 대형 건설업체와 한국토지공사의 개발사업, 주택영업, 분양관리 담당자와 부동산컨설팅업계 종사자 등 부동산 관련 전문가 14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세 지역의 매매가와 전세금의 전망을 물었다. 집값이 오르거나 내린다고 전망할 경우 1∼3%, 3∼5%, 5% 이상 등 3가지 변동률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특히 올 상반기 집값 급등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과 판교신도시 주변 지역인 분당과 용인 등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 지역은 별도의 문항을 둬 조사했다. 또 부동산 시장 전망을 토대로 22개 부동산 상품의 투자 유망 정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22개 부동산 상품은 동아일보 부동산팀이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 가운데 많이 알려지고 거래가 활발히 되는 것을 선정했다. 부동산 상품의 안전성과 환금성,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가 유망하다’는 조건으로 0점(가장 나쁨)부터 5점(가장 좋음)까지 가운데 하나의 점수를 주도록 했다.
▼설문에 참여한 업체들▼
▽건설업계=금호건설 두산산업개발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주택부문 쌍용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SK건설 ▽한국토지공사 ▽컨설팅업계=글로벌투자개발, 내외주건, 내집마련정보사, 닥터아파트, 부동산뱅크, 부동산114, 스피드뱅크, 유니에셋, 시간과 공간, 해밀컨설팅, RE멤버스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