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 신임 상근부회장에 대한 ‘적임자 논란’이 뜨겁다.
22일 상근부회장에 취임한 이영(李英·58)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전 수석부위원장에 대해 부산시와 한나라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 상근부회장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냈다.
부산상의는 이날 “추천을 받은 뒤 회장단 회의를 거쳐 임명했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관례처럼 상근부회장을 추천해 온 부산시장에게 통보를 하지 않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특정 정당 출신을 선임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에 통보하거나 의견을 묻도록 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산상의의 비중을 감안하면 상근부회장 선임을 위한 여론수렴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날 시장, 부시장, 국장이 참석한 정책회의에서 상의가 시와 사전협의 없이 상근부회장을 선임한데 대해 성토했다.
부산지역 한나라당 의원들도 ‘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자리가 정권의 전리품인가’라는 성명을 내고 “지자체와의 협조도, 부산시민의 참여도 기대할 수 없는 정치인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취임식에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탈당까지 했다”며 “부산경제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상의 내부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으며, 논란에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상의 관계자는 “상의는 독립단체고, 특별한 관례도 없다”며 “시대가 달라진 만큼 상근부회장 임명 역시 상의가 독자적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