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인 사장. 동아일보 자료 사진
“국내 신용등급이 외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열겠습니다.”
한국신용정보 강석인(姜錫寅) 사장은 ‘신용 전도사’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신용정보회사(크레디트뷰로·CB)의 역할과 신용 관리 방법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CB는 금융 거래자들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구다. 대출 내용과 소득 수준 등을 기초로 신용도를 1∼10등급으로 분류해 금융회사에 알려준다. 금융거래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신정은 현재 180개 금융회사에 개인 신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CB의 토대는 어느 정도 갖춰졌습니다. 이제는 선진형 CB를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은 올해 4월 세계 최대 CB사업자인 영국 익스페리언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개인신용평점 서비스와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제휴를 통해 국내 신용등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는 점에서 개인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에 나가면 신용카드 한 장 발급받기도 어렵습니다. 현지에서의 금융거래 실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2년 뒤에는 한신정이 발급한 신용보고서를 외국 은행에 제출하면 됩니다.”
한국에서 쌓은 금융거래 실적이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인정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민자나 해외 장기 체류자들이 초기에 금융거래가 제한돼 겪는 불편도 상당히 해소될 전망이다.
“올해 초 신용불량자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금융회사의 CB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개인들의 신용도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지난해 개인 신용정보시장 규모는 약 150억 원. 올해는 250억 원, 내년에는 425억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강 사장은 이 추세대로면 3년 안에 기업가치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강 사장에게 본인의 신용등급을 물어보았다.
“물론 1등급입니다. 카드 연체 안 하고, 대출금 꼬박꼬박 갚으면 신용등급을 올리는 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