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처가를 다녀왔다. 마을에서는 마늘 수확이 한창이었다. 마늘은 50개씩 다발로 묶어 출하하는데 그전에 어느 정도 말려야 하기 때문에 사나흘 볏짚처럼 쌓아놓는다. 그런데 최근 쌓아 놓은 마늘을 누군가가 훔쳐가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것도 비가 오는 밤사이 도로 옆에 있는 밭만 골라 차를 이용해 실어간 것이다. 장모님은 “내 것이야 괜찮지만, 뙤약볕 아래에서 아픈 허리 제대로 펴 보지도 못하고 일한 게 헛수고가 됐다”며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마음 아파하신다.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바라야지 정직하게 땀 흘린 농부를 한숨짓게 만드는 비양심적인 행위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장주현 공무원·서울 노원구 공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