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데다 이미 도로 항만 등 주요 국가 인프라가 구축됨에 따른 수주물량 감소로 국내 엔지니어링 시장에서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최소 이윤의 확보가 기업 생존의 관건이 되다시피 한다.
40여 년간 엔지니어링업계에 몸담아 오고 있지만 최근 들어 우려의 목소리가 부쩍 늘어났음을 느낀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만 너무 안주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과 함께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국 엔지니어링업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취약한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력 향상이 시급하다. 우수 엔지니어를 유인할 수 있는 처우개선과 교육훈련, 기술개발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엔지니어링 분야는 경험기술이 체화된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국내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70% 수준으로 기본설계 사업관리 감리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선 아직도 격차가 있다.
우수인력의 적극적인 유치와 현장감 있는 대학교육, 전문분야별 기술심화 교육 등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만이 기술력 선진화의 첩경이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해외 프로젝트 발주가 대형화되고 장기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위험을 분담할 수 있고 규모와 경험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 및 외국의 유명업체와의 조인트벤처, 혹은 업체와 정부투자기관 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모색돼야 한다. 특히 러시아 및 중남미 지역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정부개발원조(ODA)를 단순한 자금지원으로 끝날 게 아니라 기술지원 및 시공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의 확대 및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고급 전문인력 양성과 이를 통한 해외 신시장 개척만이 엔지니어링업계가 당면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길이다.
조행래 엔지니어링진흥協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