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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안산공, 우승후보 인천 꺾었다

입력 | 2005-06-28 03:03:00

“우리가 이겼어”전통과 권위의 제5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이변으로 그 막을 열었다. 개막전에서 100년 전통의 인천고를 누른 안산공고 선수들이 기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걸어나오고 있다. 변영욱 기자


‘이변과 역전.’

고색창연한 ‘황금사자’를 반세기 넘게 관통해 온 화두가 올해도 개막전에서부터 재연됐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27일 동대문구장에서 막을 올린 제5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가 첫날부터 역전 드라마를 쏟아낸 것.

창단 5년 된 안산공고가 100년 전통의 인천고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국내 고교 중 가장 역사가 긴 인천고는 4월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최우수고교초청대회에서 우승한 거함이지만 안산공고의 돌풍에 막혀 2년 연속 1회전 탈락.

역전극은 안산공고 2년생 좌완 정통파 에이스 김광현의 손끝에서 나왔다. 김광현은 인천의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 9개를 뺏으며 8안타 2실점(1자책)으로 꽁꽁 묶었다.

안산공고는 김광현이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는 동안 5회 양세홍의 안타와 박정훈의 볼넷, 김민규의 안타로 만든 2사 만루에서 김상준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7회에는 볼넷 2개로 만든 1사 1, 2루에서 김민규의 좌익수 앞 적시타 때 결승점을 뽑고 상대 투수의 폭투 때 추가점을 뽑아 3-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인천고 초고교급 투수 김성훈은 5회 1사후 구원 등판해 3과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았지만 2안타 5볼넷을 내주고 2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1907년 창설된 휘문고는 4년 역사의 화순고에 9회말 1사까지 1-2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화순고 선발 신해수의 호투에 막혀 타선이 침묵을 지켰기 때문. 신해수는 4회 휘문고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진 8개를 낚으며 완투승을 눈앞에 둔 듯 했다.

하지만 휘문고의 저력은 침몰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9회말 선두타자 김진오가 2루 땅볼로 물러난 뒤 김진원과 박새봄의 연속 안타와 상대 포수의 에러를 틈타 2-2 동점을 이룬 것. 이어 1사 3루에서 톱타자 유재의가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날려 소중한 결승점을 뽑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휘문고 구원투수 정재준은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1과 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행운의 승리를 챙겼다.

휘문고는 30일 경남고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1회전

안산공 000 010 200 3

인 천 100 000 001 2

화 순 100 001 000 2

휘 문 001 000 002 3

◆[오늘의 스타]안산공고 김광현

“비가 오면 왠지 컨디션이 좋더라고요.”

안산공고 선발을 맡았던 2학년 왼손투수 김광현(사진). 그는 최우수고교야구대회 우승팀 인천고를 상대로 싸워 이긴 것이 감격스러울 만한데도 별것 아니라는 듯 피식 웃었다.

올해 전국대회에서 거둔 첫 승. 이은승 안산공고 감독은 “어린 나이인데도 배짱 하나는 두둑하다”고 칭찬했다.

덕성초교 3학년 때 안산 피닉스 리틀 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한 김광현은 1학년인 지난해 미추홀기에서 대회 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팀을 우승시키며 주목받았다.

키 185cm에 몸무게가 74kg밖에 되지 않아 다소 왜소해 보이지만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시속 138km의 직구는 위력적이다. 제구력과 커브도 수준급이라는 평가.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