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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대이동]정부, 수도권발전 종합대책 추진

입력 | 2005-06-28 03:03:00

黨政 수도권 발전방안 발표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7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갖고 공공기관의 대규모 지방 이전에 따른 수도권 규제 완화와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여당 의원들이 정부 측과 수도권 발전 대책에 대한 조율작업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7일 합의한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안은 행정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우려되는 수도권 공동화(空洞化)를 막고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인구 증가 가능성을 막고 동시에 수도권의 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일단 수도권의 입장에서는 각종 규제완화 방침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안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이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을 집대성한 ‘종합세트’에 불과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규제 완화에서 개발 지원까지

종합대책은 크게 △인구 안정화 △경쟁력 강화 △환경 개선 △규제 완화 등 4가지로 구성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책의 맨 앞에 인구 안정화 방안을 배치했다는 점이다. 정부 대책이 자칫 수도권 인구 집중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방안의 골자는 2020년까지 수도권 인구가 현재 수준(전국 인구의 47.9%)을 유지하도록 관리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경쟁력 강화 대책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로 나누어 제시했다.

서울은 국제 금융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육성된다. 이를 위해 △도심 용산 강남 여의도 상암 등 5개 지역은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심 강남 구로-금천 상암 공릉 등 5개 지역은 정보기술(IT) 중심지로 △홍릉 강북 관악 등 3곳은 생명공학기술(BT) 거점으로 각각 개발된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중심으로 하는 물류 비즈니스 중심지(동북아 관문도시)로 개발된다.

경기도는 7개 권역으로 나뉘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던 각종 규제도 2단계에 걸쳐 해제된다.

1단계로 2007년까지 첨단산업 관련 공장 신설 규제가 선별적으로 완화된다. 규제를 우선적으로 완화해 주는 ‘정비발전지구(가칭)’도 지정된다.

2단계로 2008년부터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규제가 단계적으로 해제되며 2014년 이후 수도권정비법이 전면 폐지된다.

문제는 이런 정부 계획의 상당 부분이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각기 추진해 온 사업들과 중복된다는 것. 이 때문에 이번 대책이 재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알맹이가 없다

이번 대책안에는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 등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거의 없다.

게다가 정부가 준비한 57개 주요 추진 사업은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발표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57개 사업에는 판교 IT복합단지 조성,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대학 설립 허용, 영등포교도소 이전, 구로차량기지 이전 등의 세부 발전전략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당정 협의에 참석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새로운 각론은 없고 낡은 총론만 있는 선언문 같다”거나 “몇 년 전부터 일부 지자체에서 추진해 온 정책에서 한 발짝도 안 나갔다”, “차라리 발표를 연기하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건교부는 이에 대해 “이번 대책은 큰 밑그림에 해당한다”며 “이후 세부정책을 보완해 연말에 종합적인 수도권 발전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