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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 네트워크]도시철도공사 전기팀 직원 봉사단

입력 | 2005-06-28 03:03:00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홍파양로원에서 서울시 도시철도공사 전기설비사업소 전기팀 소속 직원들이 에어컨 콘센트 설치를 위해 분전함에서 전선을 꺼내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복지재단


《“여기 콘센트 위치 바꿔야겠어. 창문 바로 밑이라서 비라도 들이치면 위험해.” “전선 피복이 오래돼 감전 위험도 있어. 절연 테이프로 감아주고 계측기로 누전 여부도 점검해 봐야 할 것 같아. 할 일이 많으니깐 다들 서두르자고.” 25일 서울 노원구 상계1동 홍파양로원이 이른 아침부터 각종 전기설비 도구를 챙겨 온 반가운 손님들로 북적댔다. 》

이들은 서울시 도시철도공사 전기설비사업소 전기팀 직원들로 구성된 ‘기술나눔 봉사단’. 이들은 서울복지재단으로부터 전기시설 점검이 필요한 복지시설을 소개받아 5월부터 한 달에 2번씩 ‘기술 나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보와 서울복지재단이 공동 기획한 ‘행복나눔 네트워크’ 캠페인의 일환이기도 하다.

20여 년 전에 세워진 양로원이라 전기시설 상태는 엉망이었다. 잔뜩 얽힌 전선들은 피복이 벗겨져 감전 위험이 있었고, 건물 밖에 설치된 분전함도 매우 낡은 상태였다.

이들은 우선 누전 여부를 알아보는 ‘절연저항측정’ 검사를 했다. 다행히 누전되는 곳은 없었지만 비가 들이치면 누전될 곳이 많아 급히 손을 봐야 하는 상태였다.

조를 나눠 물리치료실의 전기콘센트 설치 및 전선 정리, 사무실과 노인 방의 전기선 정리, 에어컨 콘센트 설치 등의 작업이 이뤄졌다.

배창무(46) 씨는 동료들과 에어컨 콘센트 설치작업을 맡았다.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플러그를 꽂아 쓰는 바람에 전기소모량이 큰 에어컨에 과부하가 걸려 작동이 되지 않았던 것.

그동안 작동되지 않던 에어컨이 시원한 바람을 내뿜자 곁에서 지켜보던 노인들이 박수를 쳤다.

배 씨는 “예전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는데 이렇게 내가 가진 기술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이 5시간 동안 열심히 작업한 결과 양로원은 안전뿐 아니라 미관상으로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바닥에 실타래처럼 엉켜 있던 전선들이 바닥 밑으로 깔려 방이 깔끔해졌고, 전원 콘센트가 부족해 기계를 사용하기가 어려웠던 물리치료실에도 3개의 콘센트가 새로 만들어졌다.

홍파양로원 민도선(閔道善) 원장은 “그동안 전기점검을 하려고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못 냈다”며 “이분들처럼 전문기술을 지닌 봉사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기술나눔’ 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단체는 서울복지재단에 e메일(nanum@welfare.seoul.kr)이나 전화(02-738-3181)로 문의하면 봉사를 원하는 복지단체와 연결이 가능하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