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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소폭 개각]호남 달래고 영남 껴안기?

입력 | 2005-06-28 03:03:00

해임건의안 제출된 윤 국방야당 등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과의 정책협의회에 참석했다. 김동주 기자


《청와대는 이르면 28일 오후 법무부 환경부 장관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소폭 개각’인 셈이나 청와대 측은 개각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한다. 김승규(金昇圭) 법무부 장관이 국가정보원장으로 이동하고 곽결호(郭決鎬) 환경부 장관이 용퇴한 데 따른 ‘빈자리 메우기’ 후속 인사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곧 임기 반환점을 맞게 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분위기는 강하게 느껴진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부터 정치적인 노선을 같이해 온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기용하고 야당이 해임 공세를 퍼붓고 있는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을 유임시키려 한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환경부 장관에는 이재용 씨 유력=1년 4개월 만에 교체되는 곽 장관의 후임으로는 지난해 4·15총선 때 열린우리당 후보로 대구 중-남에 출마해 낙선했던 이재용(李在庸) 전 대구 남구청장이 유력하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두 차례나 민선 구청장에 당선될 정도로 지역 내에서 경쟁력을 갖춘 이 씨는 2002년 12월 대통령선거 막판에 노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이어 2003년 말에는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노 대통령은 27일 ‘열린우리당 당원들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최근 낙선한 원외인사를 기용하는 것을 놓고 여론의 매를 맞고 있지만, 이는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간절한 목표를 실천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밝혔다. 이 씨를 환경부 장관에 기용하려는 것도 그 일환이다.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지역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검찰총장, 국가정보원장, 법무부 장관 등 요직에 호남 출신을 연거푸 기용하는 한편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지역 인물 키우기도 계속 하겠다는 얘기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 카드에 검찰 긴장=천 의원의 법무부 장관 기용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굳어진 상황이다. 검찰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 국가보안법 폐지,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사형제 폐지 등이 모두 천 의원이 소신처럼 주장해 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천 의원은 1998년에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안 초안과 거의 비슷한 안을 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힘 있는 실세 장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기류도 있다.

▽국방부 장관 거취는 유동적=최전방 총기난사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윤 장관의 거취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청와대는 “윤 장관이야말로 국방 개혁의 적임자”라면서 유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27일 오후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해임건의안이 가장 큰 고비다. 한나라당은 당초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당과 함께 해임건의안을 내려 했으나 민노당이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지 사람을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난색을 표해 해임건의안 의결 정족수인 재적 과반수 확보에 일단 실패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