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전북 군산시 미 공군 기지가 2년 3개월 전에 발생한 오염 사고의 정화작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군산시와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2003년 3월에 군산시 옥서면 미군기지 인근에서 농사를 짓던 문모(73)씨가 자신의 논이 기름에 심하게 오염됐다고 신고했으나 만 2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보상이나 오염 정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미 양국은 신고가 접수된 지 1년 3개월이 지난 지난해 5월에야 공동조사 실무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하고 현지 조사와 토양성분 검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10개 지점 가운데 3개 지점의 TPH(석유계 총 탄화수소)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조사를 하지 않아 기름 유출로 인한 토양 오염 면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녹색연합은 4000∼5000평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군 측은 2년 전에 생긴 오염 물질을 정화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화작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미 공군기지 내의 오염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조속히 오염 정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산기지에서는 2003년 오염 사고 지역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서 22일에 또다시 기름이 유출돼 주변 농수로와 농경지를 오염시켰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