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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대담]지휘자 성기선-피아노협연 손은정 만나다

입력 | 2005-06-29 03:16:00

2005 교향악축제 폐막연주인 30일 KBS 교향악단 연주회에서 지휘를 맡은 성기선 씨(왼쪽)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하는 손은정 씨. 신원건 기자


30대 지휘자와 피아니스트의 젊은 소리가 2005 교향악축제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다.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 교향악단 콘서트. 올해 처음 열린 교향악축제 협연자 오디션에서 대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손은정(35) 씨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지휘 신동’이라 불리며 열일곱 살 때 서울시 청소년교향악단 지휘자로 데뷔한 성기선(37) 씨가 지휘봉을 든다. 한여름의 태양이 선명한 그늘을 드리운 오후, 콘서트가 열리는 예술의 전당 음악당 앞 광장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

▽성기선=어제 한 음악회장에서 인사만 나누었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 아내와는 서울예고 동기 동창이시라고 들었는데요.

▽손은정=부인이신 제 친구가 제 ‘미니홈피’를 방문해 이번 협연에 대한 축하의 글을 남겼어요.(웃음) 성 선생님은 뉴욕 신포니에타 음악감독 활동 외에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 오케스트라도 지휘하고 계시죠. 장래 대가로 커 나갈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어깨가 무거우시겠어요.

▽성=정명훈 선생도 거쳤던 직책이죠. 재능 있는 학생들이 처음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발견하게 될 시기라 책임감을 느낍니다. 손 선생님은 프라하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 일급 악단들과 협연하고, 솔리스트 활동과 실내악 활동도 꾸준히 해 나가고 계신데….

▽손=욕심이 많기 때문인가 봐요. 다른 개성의 예술가들과 앙상블을 이루는 것이 즐겁고, 성악가들의 반주를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을 줍니다.

▽성=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지만 이번 교향악축제 협연자 오디션이 없었다면 이런 무대를 만들기 어려웠겠죠.

▽손=해외에서 나름대로 주목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연주가가 많지만 고국 무대에 서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에요. 젊은 연주가들과 고국 팬들을 연결시켜주는, 서로가 행복한 시도라고 느껴집니다.

▽성=이번 협연곡이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이고, 메인 프로그램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입니다만, ‘황제’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3, 4번 협주곡에 비해 구성이 느슨하다”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손=그만큼 다양한 면모를 갖고 있다는 장점도 있는 곡이죠. 3악장의 활달한 도약에는 심지어 모든 걱정을 벗어버린 왈츠의 감각도 나타나고요.

▽성=확실히 만년의 베토벤은 형식미의 구속을 벗어난 느낌이 있습니다. 저도 그 점에 공감하고 있으니 좋은 협연무대를 위한 토대가 마련된 셈이죠.(웃음)

▽손=힘을 합쳐 관객들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연습실에서 뵙겠습니다.

성 씨는 커티스 음악원에서 지휘를 전공한 뒤 1991년 포르투갈 국제 청년지휘자 콩쿠르에서 2등상을 수상했고 1999∼2000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인 다니엘 바렌보임 아래 수습지휘자로 활동했다.

손 씨는 피바디 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으며 미국 워싱턴을 중심으로 솔리스트 활동과 실내악, 교향악 협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1만∼3만 원. 02-580-130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