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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유럽이 설설 끓는다… 무더위 사망 잇따라 대책 발표

입력 | 2005-06-29 03:16:00


남부 유럽에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와 각국 정부가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스페인 중남부 지방의 온도는 섭씨 40도를 웃돌고 있으며 이탈리아에선 더위로 인해 이미 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의 보건 당국은 27일 일제히 비상 대책을 발표했다. 각국 정부는 2003년 폭염으로 인해 수만 명이 숨진 전례를 답습하게 될까봐 극도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란체스코 스토라체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무더위로 인해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는 사람이 100만 명에 이른다”면서 “80세 이상 노인들을 집중적으로 보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토라체 장관은 이를 위해 지방 정부에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자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TV와 라디오 방송 중간중간에 ‘물을 많이 마시고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경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26일 한 오스트리아인 관광객이 북부 제솔로 시에서 산책하다 심장마비로 숨진 것을 비롯해 연일 35도를 넘는 날씨로 인해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03년 폭염 때 800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공식 집계 결과 2만 명이 숨진 것으로 밝혀져 올여름 더위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2003년 폭염 때 1만5000명이 숨진 프랑스도 비상이다. 최근 파리 시내의 아파트에 혼자 살던 74세 노인이 숨져 올여름 더위의 첫 희생자로 기록되자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노약자 명부를 만들도록 하는 등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독일은 24일 36도로 6월의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며 오스트리아에서는 24일 35도에 육박하는 날씨 속에 술을 마시며 축제를 즐기던 100여 명이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다.

40도가 넘는 스페인의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당국은 노약자가 있는 가정에 문자 메시지로 무더위 경고를 보낼 계획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무더위와 더불어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스페인의 관계 당국은 “올해는 관광객에게도 물을 배급해야 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50년 안에 스페인 국토의 3분의 1이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