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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상계관세 패소…반도체산업 영향은

입력 | 2005-06-30 03:14:00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를 둘러싼 통상 분쟁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WTO의 판정은 국내 채권단의 하이닉스 채무조정이 사실상 한국 정부의 압력에 의해 이뤄졌다는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상계관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하이닉스에 상계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한국에 대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의 견제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이 수출품에 장려금이나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수입국이 벌칙 성격으로 부과하는 관세를 뜻한다.》

○ 유럽과 일본의 판정에 영향을 줄까

WTO 상소기구는 ‘하이닉스의 D램 제품에 대한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 조치가 WTO협정에 위배된다’는 분쟁조정패널의 작년 말 판정을 뒤집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앞으로 남아 있는 유럽과 일본과의 통상 분쟁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WTO는 이달 17일 하이닉스에 대한 EU의 상계관세 부과에 대해 한국과 EU 양측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수준에서 판정했다. 따라서 양측의 상소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또 일본 정부는 작년 8월 엘피다 및 마이크론저팬의 요청으로 하이닉스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어서 이번 WTO 상소기구의 결정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 채권단은 하이닉스가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자 2001년 만기연장 3조 원, 출자전환(부채를 자본으로 바꾸는 것) 3조 원, 채무면제 1조5000억 원 등을 지원했으며 2002년 말에도 1조8000억 원을 출자전환했다.

○ 해외공장으로 난관 돌파 모색

증권업계는 하이닉스가 2003년부터 미국과 EU에 지급한 상계관세 금액이 1000만 달러(약 100억 원) 미만인 것으로 추정했다. 상계관세는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만 부과되는데 미국과 EU에 파는 제품은 대부분 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

하이닉스는 앞으로 미국 유진공장 이외에 대만 프로모스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싱가포르 등 고객회사의 해외 현지공장으로 직접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중국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시에 세우는 ST마이크로사 합작공장이 올해 말에 완공되면 상계관세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상계관세 지급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2003년 3분기(7∼9월)부터 분기별 흑자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