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막으리”성인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38일 만에 프로축구 K리그에 복귀한 FC 서울의 ‘축구천재’ 박주영(왼쪽)이 전북 수비수 임유환을 절묘한 페인트로 따돌리고 있다. 연합
춤을 추는 듯한 화려한 드리블이었다. 수비수를 마치 양 떼처럼 이리저리 몰았다.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 2005 전기리그 FC 서울-전북 현대모터스의 경기가 열린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후반 22분 볼을 잡은 ‘축구천재’ 박주영(서울)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예측을 깨뜨리는 드리블로 전북의 수비진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골대 정면을 향하던 그는 순간동작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를 예측 못한수비수가 몸의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사이 박주영은 또 다른 수비수 1명을 제쳤다.
그러자 당황한 수비수 2명은 물론 주변의 다른 선수들도 그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골대 오른쪽이 완전히 비어있음을 확인한 그는 침착하게 김은중에게 볼을 내주었고 김은중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망을 뒤흔들었다.
그라운드에서 일제히 터져 나오는 함성과 탄성 속에 ‘축구천재’라는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서울은 월드컵 예선과 청소년축구 등의 일정으로 인해 38일 만에 K리그에 복귀한 박주영과 ‘꽃미남’ 백지훈의 맹활약으로 전북을 2-0으로 물리치고 7경기 무패를 달렸다.
청소년대표팀의 주장 백지훈은 후반 9분 김동진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박주영은 이날 경기 초반에는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으나 후반에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1만7000여 팬들에게 화려한 복귀신고를 했다.
한편 부산 아이파크는 홈에서 광주 상무에 3-2의 역전승을 거두고 9경기 무패(6승 3무)행진을 펼쳤다. 부산은 이날 경기가 없었던 인천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부산이 정규리그에서 단독 1위에 나선 것은 2001년 9월 9일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