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아름다운 한강과 서래섬 풍경
‘양화대교에서 낙조를 보고 이촌에서 달맞이하세!’
언제나 묵묵히 흐르는 한강. 항상 옆에 있어서 잘 느끼지 못하지만 한강도 그 아름다움을 ‘콕’ 찍어 볼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다. 바로 ‘한강팔경’.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여름을 맞아 한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8곳을 선정했다.
● 그윽한 낙조 뒤의 달맞이 구경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는 조선시대부터 ‘양화낙조’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석양이 아름다운 곳. 특히 양화대교 전망대에 서면 하늘과 강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계절마다 시간이 조금씩 다르지만 요즘이면 오후 7시 반 전후가 가장 아름답다. 낙조 뒤의 달맞이는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가 제격. 오후 9시경 관악산 쪽을 바라보면 하늘과 강 위에 뜬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다. 관악산 위에 걸린 달이 하나요,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흔들리는 물결 위에 떠 있는 달이 또 하나(이촌완월).
● 새 따라 뱃놀이하며 잠실대교까지
여의도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거나 보트를 빌려 뱃놀이를 즐겨 보자(여의유선). 낮에는 강변을 따라 핀 꽃들과 하늘을 수놓는 철새들이, 밤에는 강변을 따라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도심 야경이 볼 만하다. 특히 1997년에 조성된 여의나루 ‘우리꽃동산’과 ‘샛강생태공원’은 산책 코스로도 그만이다. 천연기념물인 원앙, 황조롱이 등 77종 9700여 마리의 조류가 관찰된 밤섬도 한강의 정취를 더해 준다(율도관조).
유람선을 탄다면 해질 무렵 잠실선착장에 도착해 보자. 한강 다리들은 대부분 조명시설을 설치해 야경이 아름답지만 잠실대교는 그중의 백미(잠실야경).
● 눈 맛이 시원한 아차산에서 한강 보기
발품이 조금 들기는 하지만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 오르면 멀리 여의도까지 굽이쳐 흐르는 한강의 자태가 그대로 드러난다(아차광창). 툭 터진 시원한 눈 맛은 여간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밖에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 위치한 서래섬은 늘어선 수양버들과 강가의 거위들, 곳곳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로 시골 강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서래조어). 또 한국 천주교의 성지인 양화나루터 옆 잠두봉도 멋진 한강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