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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풍진아이디와 협력업체의 相生 메시지

입력 | 2005-07-02 03:18:00


중견 인테리어 업체인 풍진아이디가 240여 중소 하청협력업체의 도움으로 재기(再起)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다. 올해 1월 부도난 이 회사는 그제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화의(和議)결정을 받았다. 협력업체들이 빚 200억 원의 절반을 탕감해 주고 잔액은 출자로 전환하는 데 합의해 줬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중 하나인 자연데코의 권영택 사장은 “풍진아이디 조남준 사장과 8년 동안 거래했는데 납품대금을 깎거나 어음결제를 미룬 적이 한번도 없다. 부도난 당일까지 협력업체 빚부터 갚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풍진아이디는 투명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범을 보였다. 많은 협력업체는 좋은 조건의 하청을 받아온 덕에 경영기반이 튼튼해졌다.

이처럼 협력업체와의 상생(相生)을 위해 앞장섰던 풍진아이디는 중국 현지법인의 경영난 때문에 부도가 났다. 그러자 이번에는 협력업체들이 상생의 주역으로 나섰다. 모기업 부도에도 불구하고 하청 공사를 약속대로 완공했으며, 돈을 모아 풍진아이디 직원들의 월급을 지원하기도 했다.

재계는 5월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 토론회’에서 협력의 이익을 나누는 ‘성과 공유제’와 전문인력 지원 확대 등을 약속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은 납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결제하고, 시설투자 및 기술개발 지원금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대기업과의 협력 환경은 아직도 열악하다. 인력난 자금난 판매난 기술난에다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려 동남아, 중국 등지로 탈출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전체 고용의 86%, 생산의 51%,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대기업은 물론이고 나라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풍진아이디와 협력업체들이 보여준 것과 같은 상생 모델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기업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협력관계를 다지는 데 솔선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대기업에 도움이 돼야 한다. 정부는 대-중소기업 간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법제도로 촉진하고, 우수 사례들에 대해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중소기업 살리기의 실질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