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자료사진
“저를 머리 없는 섹스 심벌로만 바라보는 영화 제작자들을 만나면 (영화의 한 장면처럼 투명인간이 돼서) 사라지고 싶다니까요.”
2003년 ‘허니’에서 관능 연기로 주목받기 시작해 앤젤리나 졸리에 이은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 아이콘으로 떠오른 제시카 알바(24)의 말이다. 새 영화 ‘판타스틱 4(Fantastic Four·FF·팀 스토리 감독)’를 홍보하기 위해 1일 미국 뉴욕 에섹스하우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알바는 “예쁜 사람으로만 취급하지 말고 12년 경력의 연기자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씬 시티(Sin City)’에서 매혹적인 스트리퍼 ‘낸시’ 역을 맡았던 알바는 ‘FF’에서도 역시 섹시한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하지만 이번 배역은 ‘수’란 이름의 아주 똑똑한 과학자다. 알바는 “‘수’의 힘은 (섹시함이 아닌) 감성”이라면서 “이 역을 맡은 이후 잡지 사진의 노출에 신경을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알바는 멕시코계 미국인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및 덴마크인 피가 섞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2세 때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에이전트 회사와 계약을 할 정도였지만, 처음 발탁된 것은 펑크 낸 다른 연기자와 머리 색깔이 같다는 이유였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FF’는 1961년 나온 동명의 만화를 영화로 옮긴 것. ‘스파이더맨 1, 2’ ‘헐크’ 등을 제작했던 프로듀서 에이비 아라드 씨가 “캐릭터의 매력을 화면에 담아내기에 충분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분장기술의 발전을 기다려 마침내 영화화했다”고 말할 만큼 그래픽 효과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를 위해 ‘스파이더맨’ ‘엑스맨’의 제작진이 다시 손을 잡았다.
영화는 우주탐험에 나섰다가 우연히 사고를 당해 초능력을 얻게 된 천재과학자 4명이 악의 화신으로 변해버린 ‘닥터 둠’(줄리언 맥마흔)에 맞서 싸운다는, 만화 같은 내용이다.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수’는 위기상황이 닥치면 몸에 착 달라붙은 옷을 벗어던지고 사라진다. ‘수’의 남동생 ‘자니’(크리스 에번스)는 불꽃을 일으킬 수 있으며, ‘벤’(마이클 치클리스)은 몸이 암석처럼 단단해지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8일 개봉되며 국내에선 8월 12일부터 관람객을 맞는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