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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노블리안스]한국선 누가 배트맨이 될수 있을까

입력 | 2005-07-04 03:13:00


‘나도 배트맨이 될 수 있을까?’

최근 국내 극장가에서 할리우드 영화 ‘배트맨 비긴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이 악당과 싸워 도시를 지키는 영웅 ‘배트맨’ 역할을 시작하는 과정을 다뤘죠.

억만장자가 주인공인 이유는 배트맨 노릇을 하는 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배트맨은 방탄조끼 구실을 하는 박쥐 모양의 검은 의상도 맞춰 입어야 하고 장갑차처럼 생긴 전용 자동차 ‘배트카’와 동굴의 비밀 기지도 필요합니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배트맨이 되는 데 필요했을 브루스 웨인의 재산을 추정했는데 세계 28위의 부자였으리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배트맨의 무선통신기기가 이미 ‘휴대전화’로 일반화됐듯 기술이 발전하면 첨단 제품의 값도 내려갑니다. 배트맨 노릇을 하기 쉬워진 셈이죠.

포브스는 이런 전제로 배트맨이 되는 비용을 계산했습니다. 3년 동안 중국 소림사에서 개인교사에게 무술을 배우는 데 3만 달러(약 3000만 원), 최첨단 방탄조끼와 강화 헬멧 1585달러, ‘배트맨 벨트’ 290달러, 배트카 200만 달러 등이죠.

동굴의 비밀 기지는 연간 대여료 2만4000달러의 교외 창고를 쓰면 되고 재벌 행세를 하며 지내는 데 연간 110만9574달러가 든다는군요.

마지막으로 배트맨의 이중생활을 이해해주는 알프레드 집사처럼 충직하고 현명한 집사를 고용하려면 연간 20만 달러의 연봉이 들어갑니다.

모두 합치면 1년 영웅 노릇을 하는 데 336만5449달러가 필요합니다. 우리 돈으로 34억 원가량이죠.

그러면 한국에서는 과연 누가 배트맨이 될 수 있을까요? 삼성가(家)의 이재용 상무가 떠오릅니다. 나이도 젊고 재산도 있으니까요.

강철체력과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유명한 축구선수 박지성도 최근 계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연 37억 원의 연봉을 받는답니다. 4년 계약을 마치면 훌륭한 배트맨이 될 수 있겠군요.

한편 한국에는 현금 10억 원 이상을 가진 부자가 30만 명이 넘는다는데 이분들께는 배트맨의 부모처럼 사는 방법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배트맨의 부모인 웨인 부부는 빈민구제 및 사회복지 활동을 통해 세상을 살기 좋게 만들었답니다.

김상훈경제부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