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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 또 절약” 기업들 하반기엔 더 죈다

입력 | 2005-07-04 03:13:00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매자.’

올해 상반기(1∼6월) 유가 상승과 원화가치 상승(원-달러 환율의 하락) 여파로 실적이 나빠진 국내 대기업들이 하반기(7∼12월)에도 대외환경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긴축경영’ 기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절약부터 출장비 축소에 이르기까지 원가와 경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각 기업에서 시행되고 있다.

최근 기아자동차는 한 달에 30만 원씩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들에게 지급되던 유류비를 30% 줄여 21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 또 사무실에서 1회용 종이컵 대신 개인용 머그잔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조선업체인 삼성중공업은 주요 원자재인 선박용 후판의 가격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수주 목표를 약 22% 정도 줄이는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高)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상반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으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 3’는 1분기(1∼3월)에 이어 2분기(4∼6월)에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

LG전자는 지난달 초 열렸던 경영전략회의 결정에 따라 임원도 비행시간이 2시간 이내인 해외로 출장갈 때는 ‘비즈니스 클래스’ 대신 일반석(이코노미 클래스)을 이용하고 있다. 또 해외 법인과 회의는 가능하면 ‘화상 회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환율 하락과 원가 상승으로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의 2798억 원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의 2조1499억 원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D램이나 액정표시장치(LCD)의 가격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전기료 등 회사 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고유가시대 장기화에 대비해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 등 고효율, 친환경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내수 부진과 높은 국내 인건비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 및 판매시장의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삼성SDI는 e메일 관리에 필요한 장비 임대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e메일 이용 용량을 줄이는 ‘e메일 다이어트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 등으로 자동차 판매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중 내수가 크게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환율과 유가 등 대외 환경도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기업으로서는 원가 및 경비절감 노력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