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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환수기자의 장외홈런]현대 연고지 이전 해법은?

입력 | 2005-07-05 03:05:00


지난주 열린 프로야구 사장단 이사회에선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았다. 현대의 수원 영구 잔류 선언이라도 나올 경우 SK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두 구단은 이날 서로 잽만 몇 번 날리다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급한 불은 껐다.

알려진 대로 현대는 4년째 신인 1차 지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무연고 구단. 원래 인천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2000년 초 신생팀 SK가 창단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1년 6개월 후 서울 입성을 허락받고 수원으로 임시 거처를 옮겼다.

당시만 해도 현대는 기세등등했다. 서울시와 협의해 새 구장을 건설하든지 목동구장을 개조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연고지 이전 비용은 SK로부터 54억 원을 받아 기존 서울팀인 두산과 LG에 27억 원씩을 나눠주면 됐다.

하지만 모그룹의 자금 사정이 압박을 받기 시작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2001년 SK에서 일시불로 받은 돈은 은근슬쩍 팀 운영경비로 사라졌다. 목동구장도 야간경기를 하기엔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명 났다.

진퇴양난. 이에 그대로 수원에 주저앉았다.

문제는 현대가 올해 들어 전력이 급격히 약해진 데다 내년부터 프로야구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1차 지명권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게 되자 다급해진 것. 현대는 수원엔 그대로 있으면서 팀간 전력 불균형을 내세워 수원지역의 1차 지명권이라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고 있다.

SK가 펄쩍 뛸 것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솔직히 현대의 주장은 냉정하게 볼 때 전혀 설득력이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채무자가 당장에 빚을 갚을 능력이 없으니….

이에 감히 차선의 대안을 제시해 본다. KBO는 현대의 약속 이행을 계속 채근하되 내년부터 2차 지명 1라운드, 아니면 2라운드 우선권이라도 주는 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