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조립식 광(光)인쇄회로기판(PCB)’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에 따라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칩 사이에 전기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1초에 DVD 200장 분량을 보낼 수 있는 ‘테라비트(Tb·1Tb는 1조 b) 차세대 컴퓨터’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정보통신대 박효훈(朴孝勳·48·사진) 교수는 5일 “광주과학기술원 이용탁(李用卓) 교수팀과 함께 전자부품처럼 조립하는 방식을 이용해 광PCB 기반의 광연결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채널 하나에 초당 5기가비트(Gb·50억 b)의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연구팀은 빛을 직각으로 휘어지게 하는 ‘광섬유 블록’과 ‘광 송수신 모듈’을 제작해 PCB에 조립하는 방식으로 광PCB를 개발했다.
현재 컴퓨터 CPU는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르지만 메모리 칩과 연결된 전기배선에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려져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데이터 처리속도가 느려진다. 데이터를 빛으로 전송하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고화질 TV 1시간 녹화 분량의 데이터(76Gb)도 1초 이내에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