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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외여행, 국민 모두가 나라의 얼굴이다

입력 | 2005-07-06 03:04:00


50만∼100만 원 정도면 4박 5일 여름휴가를 동남아에서 보낼 수 있는 세상이다. 작년 내국인 출국자 883만 명 가운데 53%가 관광 목적이었다. 원화 값이 오르고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 올해는 1000만 명 돌파가 예상된다.

해외여행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현지 외국인이 한국인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대하는 한국인들을 보고 한국과 한국인 전체를 판단하기 쉽다. 외국인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으면 ‘한국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떨어지고 결국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우리에게 손해다. 국가 이미지는 나라의 경쟁력이다.

요즈음 일부 해외관광객들이 추태를 보여 현지 외국인들의 비웃음과 분노를 사는 일이 많다고 한다. 골프장에서 도우미를 구타한 사람, 술집 종업원을 인간 이하로 다루며 행패를 부린 사람, 몸에 좋다는 ‘몬도가네 식품’을 사겠다며 몰려다니는 사람 등이 한국의 이미지를 흐려 놓는다는 것이다.

몇 달 전에는 베트남의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체포돼 벌금을 물고 추방당한 사람들도 있었고, 남태평양의 어느 섬나라에서는 한국 남자들의 성매매가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날 이른바 기생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에 몰려온 일본인들이 우리 눈에 어떻게 비쳤는지 되돌아봄 직하다.

‘추한 한국인’으로 손가락질 받지 않고도 외국에서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은가. 가족관광, 문화유적 답사나 자연관광, 소모적인 관광보다는 재충전을 위한 관광으로 해외여행문화를 업그레이드했으면 한다. 단 며칠간의 여행이라도 그 나라의 문화와 법규를 존중해야 한다.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기업 관계자들도 그 사회의 규범과 윤리를 지키고 현지 주민을 존중해야 서로 윈윈할 수 있다.

외국에 나가면 모든 국민이 나라의 얼굴이다. 선진국을 지향하는 국민이라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스스로 자부심도 생길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