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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주산’ 돌아왔다…“수리능력 향상에 효과” 인기

입력 | 2005-07-06 03:04:00

최근 주산이 어린이들의 계산능력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학부모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주산 교육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학원에서 주산 교육을 받고 있는 초등학생들. 연합


“3만3875요, 2만803이요….”

주판알을 모으고 튕기는 소리, 책상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며 입으로 중얼중얼거리던 모습….

전자계산기와 컴퓨터의 등장으로 잊혀져 가던 주산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국제주산수학연합회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3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태국 왕실공주배 국제 주산 암산 수학대회’에 한국 대표로 초등생 16명과 중학생 10명이 참가한다.

한국의 국제 주산대회 출전은 1991년 대만에서 열린 국제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1980년대만 해도 동네마다 자리 잡았던 주산 암산학원은 컴퓨터와 전자계산기에 밀려 1990년대에 들면서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그러나 최근 주산이 어린이 수리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산수학연합회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주산 관련 서적들이 2, 3년 전만 해도 한 해 5000부 정도 나가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3만 부 이상 팔렸다.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민회관에서 열린 예선전에는 전국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150여 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태국 대회에 참가하는 26명은 바로 여기서 뽑혔다.

이번 국제주산대회는 41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15개국에서 참가한다. 태국 공주와 교육부 장관이 각각 명예회장과 회장 자격으로 참관할 예정이어서 현지의 관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주산수학연합회 한국위원회의 강상국(姜相國) 이사는 “2만∼3만 명으로 줄었던 국내 주산인구가 최근 10만 명 정도로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이번 대회에서 ‘국제주산검정기준’이 확정되면 더 많은 청소년이 주산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