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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봉투가 얇아졌네…삼성 상반기 실적 부진 성과급 낮춰

입력 | 2005-07-08 03:06:00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성과급 봉투도 예년보다 얇아질 전망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7일 “반기별로 지급하는 생산성격려금(PI:Productivity Incentive) 지급 수준을 조만간 계열사별로 통보할 예정인데 지난해나 올해 초보다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PI는 삼성그룹이 매년 1월과 7월 각각 전년 하반기와 그해 상반기의 회사 경영성과가 목표를 넘어설 때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보너스.

최대 기본급의 150%를 받지만 올 상반기는 성과가 부진해 최대치가 120∼130%선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계열사에 따라선 전혀 격려금을 받지 못하는 회사도 나올 것이라고 한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열회사들은 경기불황에도 그나마 성과가 괜찮았으나 불황의 파고(波高)를 헤쳐 나가지 못한 다른 계열사들은 성과급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 등 ‘잘 나가는’ 회사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회사의 임직원 사이에 위화감이 생길 수 있어 걱정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내수부진에 수출 환경마저 나빠진 것이 실적부진의 큰 이유”라며 “최근 사회 일각에서 나타난 삼성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은 통상 1주일을 줬던 여름휴가를 올해부터 길게는 보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삼성전자의 한 부장은 “임원부터 솔선수범해 여름휴가를 2주 동안 쓸 것을 권유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상사 눈치 보느라 휴가를 가지 못하는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임원들을 상대로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선뜻 장기휴가를 떠나는 임원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룹 구조본의 한 임원은 “회사 차원에서 ‘여름휴가를 제대로 써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은 장기근속 휴가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하고 있다”면서 “보름 이상 주어지는 20년 근속휴가도 닷새 정도 가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부 계열사 CEO들은 벌써부터 연말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경기부진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