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내에서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 업체에 전화를 걸어 운전을 요청했다. 불과 약 2분 뒤에 대리운전사가 왔고 곧바로 출발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리운전업체로부터 “운전사가 도착했는데 어디계십니까”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미 운전사가 와서 가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손님, 속으셨습니다”라며 전화를 끊는 게 아닌가. 황당해서 운전사에게 “아저씨는 누구냐”고 따져 물으니, 내가 대리운전업체에 전화하는 것을 보고는 달려왔다는 것이다. 아예 술집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취객들에게 접근해 “대리운전입니다”라고 말하면 대부분 핸들을 내준다는 것이다. 먹고살려니 힘들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들이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불안했다.
김선강 컴퓨터 프로그래머·서울 서초구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