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가는 배가 반도를 떠나는구나. 샛별 하늘 저 배는 황해 달빛 부서지는 바다로 나간다.… 어여가자, 일엽편주야.’ 시인 가수 정태춘 씨는 인천항에서 중국 단둥(丹東)으로 떠나는 카페리선 ‘동방명주호’를 이렇게 노래했다. 인천에 오면 이국적인 향수와 가슴을 설레게 하는 뱃길여행 코스가 많다. 10개 항로의 중국 코스와 연안 14개 항로, 제주도 등의 뱃길이 열려 있다. 갈매기와 바다를 산책할 수 있는 1시간 20분짜리 크루즈소풍도 떠날 수 있다.》
○ 저녁에 떠나면 아침엔 중국
1990년 개설된 웨이하이(威海)를 비롯해 칭다오(靑島) 다롄(大連) 톈진(天津) 옌타이(煙臺) 스다오(石島) 등 중국 10개 지역을 다녀올 수 있는 항로가 있다.
편도 15∼20시간 정도로 주로 저녁에 출항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이나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하며, 배 삯은 편도로 11만 원(성인) 안팎.
최근에 개설된 톈진 위쪽의 친황다오(秦皇島)는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인 발해 북쪽에 자리 잡은 곳이다. ‘작은 계림’으로 불리는 연새호, 만리장성 동쪽의 첫 관문인 노룡두와 산해관을 구경할 수 있다.
웨이하이와 스다오에서는 신라 장보고 대사가 세운 절인 법화원과 신라방, 해상 일출로 유명한 성산두를 볼 수 있다. 다롄에서는 고구려 산성과 뤼순감옥(안중근 신채호 선생이 투옥됐던 곳) 등 역사탐방을 즐길 수 있다.
㈜한주차이나(032-528-3700)가 여객선을 이용해 이들 지역을 거쳐 백두산, 태산, 베이징 등을 다녀올 수 있는 20만∼40만 원대 여행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 갑판서 바람 맞으며 그 섬에 가고싶다
인천앞바다 섬에 있는 22개 해수욕장이 16일까지 속속 개장될 예정이어서 연안부두(032-888-0116)가 분주해지고 있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와 대청도, 덕적도, 이작도, 승봉도, 자월도는 푸른 바다와 기암절벽, 갯벌을 자랑한다.
월미도 나루터와 연안부두에서 코스모스호(정원 954명)나 하모니호(정원 550명)를 타면 인천항 갑문∼작약도∼북항∼영종대교를 1시간 20분 동안 순항할 수 있다. 매일 오전 11시∼오후 6시 2시간 또는 2시간 반 간격으로 운항한다.
선상에서는 러시아 발레단, 중국 기예단의 공연과 재즈 밴드 등의 라이브 연주가 항상 이어진다. 운임은 성인 1만3000원, 어린이 6500∼7000원.
○13시간이면 제주까지
13시간 걸리는 제주항로는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7시 연안부두에서 출항한다. 정원 845명인 오하마나호(www.cmcline.co.kr·032-889-7800∼6) 선상에서는 제주로 오가는 동안 불꽃놀이, 라이브 쇼, 가요제 등이 펼쳐진다.
배에서 이틀 밤을 자고 한라산(영실∼어리목, 성판악∼관음사 2개 코스)을 등산할 수 있는 9만9000원짜리 ‘크루즈 한라산 왕복’ 티켓도 팔고 있다.
편도 요금은 3등실 4만8500원, 2등실 6만3500원, 1등실 17만3000원(2인 패키지)이며, 성수기(22일∼8월 15일) 때 이보다 10% 비싸진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