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즈타그아타 스키등반 원정대와 산악 관계자들이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산악문화회관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정상 도전을 다짐하며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
“이제 산악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어떻게 오를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해외원정 사상 처음으로 히말라야 고산을 스키로 도전한다.
유한규(50·대한산악연맹 산악스키위원장) 씨가 이끄는 한국 무즈타그아타(해발 7546m) 스키등반 원정대가 9일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현지로 출발한다.
스키를 신고 산을 오른 뒤 정상에서 신나게 활강해서 내려오는 스키 등반은 알피니즘의 발상지인 유럽에서 등산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등반 방식의 하나. 불행히도 한국은 만년설이 없는 까닭에 스키 등반은 고사하고 여기에 이용되는 산악스키를 구경하기도 힘든 실정. 하지만 1980년대부터 국내에서도 산악스키가 소개되며 지난해부터 대한산악연맹 주최로 산악스키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스키로 어떻게 산을 오를 수 있을까? 산악스키는 뒤꿈치 바인딩(스키와 스키 부츠를 연결하는 장치)이 발을 움직이면 떨어지게 돼 있어 보행이 가능하고 스키 바닥에 미끄럼방지 부직포(스키실)를 달아 눈 비탈에서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이번에 도전하는 무즈타그아타는 위구르 말로 ‘얼음산의 아버지’로 산악스키 마니아들의 성지 같은 곳이다. 지구의 지붕 파미르 고원에서 동남쪽으로 뻗은 쿤룬(崑崙) 산맥에 위치하고 있으며 크게 히말라야 대카라코람산군에 속한다. 그동안 한국 원정대가 유럽 원정엔 몇 차례 나섰지만 스키를 신고 히말라야에 도전하긴 이번이 처음.
세계적 아웃도어 메이커인 컬럼비아스포츠웨어가 후원하는 이번 원정대는 1980년 프랑스 국립 스키등산학교를 나온 국내 산악스키의 선구자 유 대장 이외에 유럽 알프스에서 스키훈련을 받은 장봉완 씨, 카자흐스탄 마블벽서릉을 스키 등반한 권종렬 씨 등 10명의 산악스키 마니아로 구성돼 있다.
원정대는 중간 기착지 수바쉬에서 해발 4450m의 베이스캠프까지 낙타로 이동할 예정이며 3개의 캠프를 설치한 뒤 원정 21일째인 29일 정상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