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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英 로즈 이어 美 머러지 장학생 된 이용화씨

입력 | 2005-07-12 03:06:00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지급받는 로즈 장학생으로 뽑힌 데 이어 리더십과 학업 성적이 뛰어난 이민자 출신 미국 대학생을 선발하는 머러지 장학생에 선정된 매사추세츠공대 졸업생 이용화 씨.이종승 기자


“면역학과 의학 등을 공부한 뒤 어떤 형태로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로즈 장학생’ 32명 중 1명으로 뽑힌 데 이어 올해 6월 머러지(Merage) 재단이 리더십과 학업 성적이 뛰어난 이민자 출신 미국 대학생 12명을 선발하는 머러지 장학생에 선정된 이용화(李龍和·24) 씨. 그는 10일 본보 기자와 만나 ‘공부의 사회 환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올해 6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이 씨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국내외 청년 과학도를 초청해 4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 ‘영 제너레이션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이달 초 한국에 왔다.

로즈 장학생은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적인 지도자를 배출했다. 또 머러지 장학생은 체코 출신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등 이민자 출신 리더를 후원해 온 제도다.

지난달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씨는 올브라이트 전 장관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18세기에 왔든, 몇 달 전에 왔든 미국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두 소중한 사람이므로 자부심을 가지라고 당부하셨어요. 처음 이민 왔을 때 자신이 미국의 장관이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격려해 주셨죠.”

이 씨는 경남과학고 1학년 때인 1998년 가족과 함께 미 시애틀로 이사해 3년 만에 MIT에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대학 2학년 때부터 3년간 신입생을 위한 학교 적응 프로그램의 학생 대표를 맡았으며 학교 조정 대표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3년 1월에는 온두라스에서 한 달간 빈민층을 위한 의료봉사도 했다.

그는 구급약 사용법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고 위생관리, 응급 처치법 등을 정리한 소책자 4권을 만들어 나눠 주는 등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 찾아내며 일했다.

“참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내가 배운 내용을 활용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MIT에서 두뇌공학과 생물학을 전공한 이 씨는 올해 9월부터 옥스퍼드대에서 면역학 박사 과정을 시작한다. 이후 하버드대 의대에 진학할 예정이다.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국제 보건 분야에서 일해 보고 싶어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한 바는 없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보탬이 되는 무언가를 꼭 해 볼 생각이에요.”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