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의 상권이 바뀌고 있다. 지은 지 5년이 안 된 ‘젊고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서울 강남 지역에 신흥 상권을 만들고 있다. 그동안 강남 상권은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 송파구 잠실동 신천동 일대 등 세 곳이 대표 주자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코엑스몰 GS타워(옛 LG강남타워) 스타타워 교보타워 등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서초구 서초동 교보타워 사거리 △강남구 역삼동 역삼역 사거리 △강남구 삼성동 삼성역 사거리가 새롭게 강남의 대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들 신흥 상권은 임대료가 최근 1년 새 2배로 오르는 등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뜨는 강남의 신흥 상권
교보타워 사거리는 전에는 제일생명 사거리로 불리던 곳. 2003년 5월 교보타워가 문을 열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국내 최대인 3600평(1층 바닥 면적 기준) 규모의 서점과 고급 레스토랑 등으로 젊은층을 끌어 모으면서 강남역 사거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사거리는 GS타워(1999년 9월)와 스타타워(2001년 9월)가 들어서면서 테헤란로의 대표 상권으로 올라섰다.
스타타워는 국내에서 가장 큰 건물(연면적 기준·6만4000평)로 사무실 월 임대료가 평당 8만3000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GS타워는 음악회나 뮤지컬이 공연되는 LG아트센터를 통해 매일 저녁과 주말마다 인파를 끌어 모으면서 주변 상가의 권리금을 껑충 끌어올렸다.
삼성역 사거리는 2000년 5월 문을 연 코엑스몰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 곳. 지난해 코엑스몰을 찾은 사람은 하루 평균 9만여 명, 주말에는 무려 15만 명에 달했다. 또 10, 20대 등 젊은층이 많이 몰리면서 기업들의 신상품 소개 이벤트가 끊이질 않고 있다.
○ 편리한 건 기본, 화려한 볼거리도 많다
2000년 이전까지 강남을 대표한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신천동 먹자골목 △강남역 사거리 상권은 지하철역이나 대로변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곳들로 편리한 접근성이 매력이었다.
반면 신흥 상권은 접근성에다 상권의 핵(核)이 되고 있는 건물에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고루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
GS타워에는 LG아트센터와 함께 고급 레스토랑, 카페 등이 대거 입점해 있다.
코엑스몰에는 지하철역부터 무역센터, 고급호텔, 유명 백화점, 전시장, 도심공항터미널 등이 하나로 연결돼 한곳에서 쇼핑과 문화, 업무 활동을 할 수 있다.
기하학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건물 외관도 볼거리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교보타워는 붉은색 쌍둥이 건물로 중세시대 성(城)을 연상케 하고. 스타타워 꼭대기의 ‘별’ 모양 네온사인은 강남 밤거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